한화투자, 사실상 매도 의견 제시
"비용은 상승하고 성장은 둔화"
트레이딩 관점 접근 가능 의견도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현재로선 상승할 가능성이 없다는 전망이 나왔다.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을 뿐 아니라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성장성이 둔화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이를 근거로 사실상 '매도'의견이 제시됐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7.7% 감소한 57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741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기 둔화에 대비한 추가 충당금 규모가 126억원으로 생각보다 컸던데다 플랫폼 성과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판관비 상승도 악영향을 미쳤다. 2분기 플랫폼 수익은 21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9% 감소했다. 판관비는 906억원으로 14.6% 증가했다. IT 관련 인력 충원으로 인건비 부담이 확대됐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부실채권 매각이익과 추가 충당금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전년 동기보다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설명이지만 판관비가 증가해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한 것은 분명하고 비이자이익은 적자가 계속됐다"며 "실망스러운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의 상황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상적인 비용 수준이 우상향하는 가운데 외형 및 플랫폼 취급고의 성장은 둔화하고 있다"며 "중신용 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대손 비용률(CCR)과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외형성장에 대한 가정 변동으로 중장기 자기자본이익률(ROE) 기댓값이 낮아졌다며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36% 내린 3만원으로 제시했다. 전날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3만1400원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실상 매도의견이다.
김 연구원은 "금산분리 완화가 진행되면서 신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다면 투자 매력이 제고될 수 있지만 아직 예정된 바 없다"며 "현 주가에서 상승 여력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DB금융투자는 지난 6월29일 제시한 2만4600원의 목표가를 이번에도 유지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20%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단기 매매를 통한 수익 추구는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예상을 하회했지만 대출성장률 회복 기대감이 있고 자산건전성이 안정적인데다 연초 이후 주가 하락률이 47%에 달했다는 점에서 트레이딩 관점의 매수 접근은 충분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시중금리 하락 전환에 따른 낙폭과대 성장주 반등 랠리가 나타나면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다른 은행주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것은 성장주, 금융 플랫폼 관련주로서의 정체성이 더 크기 때문인데 2분기 실적에서는 이런 게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며 "향후 관건은 플랫폼 수익과 MAU의 유의미한 개선 여부, 중저신용자 연체 및 대손 관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보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