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FOMC...0.75%포인트 인상 전망에 무게
전문가들 "인상폭보다 인플레 지속성이 더 문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지를 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지난달처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75bp)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1.00%포인트(100bp) 인상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엿보는 분위기다.
연준이 지난달 15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기 직전 금융시장은 그야말로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달은 인플레이션에 맞서 연준이 1994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면서다. 주식은 물론 채권, 외환, 신용시장이 일제히 요동쳤고, 연준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3월 0.50%포인트인상, 이른바 '빅스텝'에 이은 '자이언트스텝'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1.50~1.75%.
문제는 FOMC를 한 주 앞두고 상황이 나아진 게 별로 없다는 점이다. 지난 13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9.1%(전년동기대비)로 전월치(8.6%)는 물론 예상치(8.8%)를 훌쩍 웃돌았다. 1981년 11월 이후 40여년 만에 최고치다.
금리선물시장에서는 6월 물가지표를 확인하자마자 연준이 오는 27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1.00%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80% 넘게 봤다. 연준 인사들이 시장 달래기에 나서면서 그 가능성이 지난 주말 30% 선으로 내려왔지만, 긴장감은 여전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인상폭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짐 보겔 FHN파이낸셜 금리전략가는 지난 주말 마켓워치에 "지금 문제는 100bp, 75bp와 관련한 게 아니다"라며 "인플레이션이 이 수준에서 얼마나 더 오래 지속되다가 떨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수록 주식 같은 위험자산 가격이 오르는 게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매수자는 없고, 매도자만 많은 상황에서는 시장의 유동성이 나아질 수 없다는 것이다.
마켓워치는 6월 물가지표가 인플레이션이 전방위로 번졌음을 보여줬다며, 모든 항목의 물가가 예상보다 더 올랐다고 꼬집었다. 또 많은 투자자들이 6월 중순 이후의 휘발유 가격 하락세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7월 지표에 이 효과가 반영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다른 항목들의 물가상승세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인플레이션 파생상품 트레이더들은 휘발유 가격 하락, 연준의 금리인상 효과를 감안해도 미국의 7~9월 CPI 상승률이 내내 8%를 웃돌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존 실비아 전 웰스파고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오는 27일 기준금리를 1.00%포인트 인상하면 이와 다른 예상을 했던 많은 이들이 손실을 보고,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이라면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공포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0.75%포인트냐, 1.00%포인트냐는 그 자체로 큰 변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