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산드라' 트위터 계정 활동…팔로워 100만 육박
버리 트윗에 틱톡 '리세션맨' 평가 '좋아요' 1.5만개

사이온자산관리의 마이클 버리 창업자가 칠흙같이 어둡고 급변하는 투자의 망망대해에서 한 줄기 빛으로 항구를 안내하는 등대처럼 추앙받고 있다.

버리는 이른바 '리세션맨(recession man)'으로 불리며 경기침체 우려에 빠진 투자자들 사이에 공명을 울리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최근 보도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택시장의 붕괴에 베팅해 천문학적 부와 명예를 얻은 버리가 최근 비관적 전망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숭배대상(cult figure)이 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의 일화는 '빅쇼트'(Big Short)라는 제목의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빅쇼트란 대규모 공매도라는 뜻으로 영화 속에서 크리스찬 베일이 버리의 역할을 맡았다.

최근 불거진 침체 우려로 버리는 다시 회자되며 트위터 스타가 됐다. 버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다소 수수께끼같은 게시물을 공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한다. 하지만 불확실하고 빠르게 변하는 투자시장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시장 참여자들은 버리의 트윗을 눈에 불을 켜고 살피고 있다.

버리의 트윗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부터 인플레이션, 주식장 폭락까지 다양한 투자 관련 주제를 다루는데, 이는 결국 경기 하락에 대한 시장의 공포를 반영한다. 미국인들이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합리적 가격의 주택 부족에 어려움을 호소해 그의 트윗은 더 많이 주목을 받고 있다. 

버리의 트위터 계정이름은 '카산드라 B.C.'. 카산드라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로 아폴론에게 예언의 능력을 받았지만 그의 사랑을 거절한 대가로 설득력을 빼앗긴 불행한 예언자다. 버리가 팔로우하는 계정은 전무하지만 그의 팔로워는 93만명이 넘는다. 

투자자들은 대개 상승장보다 하락장 전망에 더 주의를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로보투자고문베터먼트의 댄 에간 행동금융 대표는 꼬집었다. 버리의 경우 지난 금융위기 당시 모두가 무시했던 위험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정확하게 맞춰 신뢰가 입증됐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믿음에 기반해 자신의 돈을 투자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젊은 투자자들은 버리의 난해한 트윗이 가지는 함의를 설명하는 틱톡 영상도 주목한다. 버리를 '리세션맨'이라고 부른 한 틱톡 영상은 '좋아요'가 1만5000개 넘게 달렸다. 

블룸버그는 "버리의 트윗이 투자자들 사이에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그가 구체적 투자거래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전망을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버리가 시장 리스크에 대해 내놓는 트윗은 '수수께끼' 같은 경우가 종종 있지만, 주가가 급락하고 인플레이션이 글로벌 경제를 강타한 현 상황에서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버리는 지난달 27일 트위터에서 이른바 '채찍효과'로 인해 연준이 머잖아 금리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업들은 공급이나 수요의 변동에 대비해 필요보다 조금 더 여유있게 상품을 주문해 재고를 쌓아둔다. 이러한 과잉주문은 공급사슬을 타고 소매, 도매, 생산자까지 올라가면서 그 진폭이 커진다. 만약 재고가 많이 쌓인 상황에서 수요가 갑자기 약해지면 잉여가 심하게 발생한다. 이 같은 경제현상은 채찍을 휘두를 때 손목의 작은 파동이 큰 파동을 일으키는 것과 같아 '채찍효과'라고 불린다.

버리는 이같은 내용의 트윗과 함께 한 CNN기사를 링크했는데, 이 기사는 소매유통업체들이 넘치는 재고에 환불 고객들에게 물품을 받지 않고 그냥 돈을 돌려준다는 내용이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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