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글로벌 긴축 공포에 2600선을 내줬다. 미국에 이어 유럽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별다른 호재를 찾기 어려운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시각을 확인하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0일 전날보다 1.13%(29.57포인트) 하락하면서 26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앞선 3거래일간 내림세를 지속하면서도 2600선을 지켰던 코스피는 높아진 글로벌 긴축 우려를 감당하지 못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9일 기준금리를 7월에 0.25%포인트 인상하고 9월에도 올리겠다고 밝혔다. ECB가 금리 인상에 나서는 건 11년만이다.
코스피는 이번주(13~17일)에도 최근 흐름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전망치와 점도표를 통해 연준이 향후 경제 전망과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심리가 발생하면서 관망 흐름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5월 소비자물가 결과에 따라 변동성의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예정된 FOMC에서 빅스텝(50bp)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지만 이미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만큼 그 자체가 큰 부담은 안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성장 및 물가 전망치는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의 구매력 야화 등 일부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어 전망치가 일부 하향될 수 있다"며 "성장 전망치는 소폭 하향, 물가 전망치는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 3월 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1.2%포인트 내렸다. PCE 물가상승률과 근원 PCE 물가는 2%대에서 각각 4.3%, 4.1%로 높였다.
중국의 경제지표 발표도 주목해야 할 이슈다. 국내 증시를 떠받칠 재료가 될 수 있어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발표된 PMI, 수출 등이 양호했고 오는 15일 발표가 예정된 산업생산·소매판매도 반등이 예상되는 등 중국 경제지표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국내 증시 이탈 우려를 완화해준다는 점에서 단기 반등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발표도 유심히 봐야 할 이슈로 꼽았다. 신정부 출범 후 처음 발표하는 경제정책방향이라 향후 5년간의 경제정책 청사진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관점에서는 법인세 조정 등의 세법 관련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경제정책방향에서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세제개편이 다뤄지면 국내 증시는 정책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8월경까지 연준 긴축스케줄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고 물가 피크아웃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전망이 급변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할인율 부담으로 인해 조정받은 성장주들은 6~7월 반등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경기 둔화로 인해 실적 영향이 큰 기업들은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질 수 있다고 봤다. 관심 업종으로는 자동차와 자동화, AI, 게임, 엔터테인먼트, 통신을 꼽았다.
전보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