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원자재 가격 불안 등 악재 여전
"3분기 부진, 4분기 이후 겨냥 저가매수 기회"
코스피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와 미 증시 폭락 여파에 밀려 17개월만에 26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충분히 하락했다면서도 아직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1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2596.56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2020년 11월30일 이후 처음 26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내림세를 지속했다. 스태크플레이션 우려 등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저점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코스피의 방향이 바뀔 시점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충분히 하락했고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도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당장 반등을 논하기 쉽지 않다"며 "연초 이후 악재로 작용한 요소들이 여전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악재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원자재 가격 불안정을 꼽았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는 외국인에게 불리한 수급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의 고점을 예상하기 어려워 증시의 저점도 어디가 될지 예단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인플레이션과 금리도 해결되지 않은 악재로 봤다. FANG의 동반 하락, 페이팔, 리비안 급락 등 미국 증시 성장주의 흐름 변화도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주도주의 힘이 약화하는 구간에서의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코스피는 아직 그 구간에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코스피는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된다"며 "경착륙 경기 논쟁과 연준 불확실성은 3분기 시장 변동성 확대를 지속해서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의 부진한 시장 흐름은 4분기 이후를 겨냥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분기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는 하반기 성장률 회복과 연준 긴축 속도 조절을 자극할 것이고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3연임을 전후해 중국 실물 경기 바닥 통과 및 정책 대응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최악의 경기침체 현실화를 상정한 현 주가와 달리 기업실적은 수출 순항으로 지난해를 넘어선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주도 업종으로는 인플레이션 헤지, 낙폭과대에 따른 주가 매력, 실적 모멘텀의 교집합을 갖춘 반도체, 하드웨어(2차전지), 자동차, 정유, 철강, 상업 서비스(방산), 통신 등을 제시했다.
전보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