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인터뷰…"3Q까지 금리 3% 추가 인상 해야"
점진적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꺾을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라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최고위급 위원이 경고했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40년 만에 최고로 오른 인플레이션을 뿌리 뽑으려면 연준이 더 공격적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적극적으로 성장을 감축할 정도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불라드 총재는 말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의결권을 가진 불라드 총재는 연준 내부에서도 가장 매파적(긴축적) 인물에 속한다. 다른 위원들은 올해 금리를 '중립 수준'에 가깝게 올려야 한다는 데에 대체적으로 동의하지만 불라드 총재는 이보다 더 공격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FT와 인터뷰에서 "중앙은행들의 정책들을 보면 다소 간의 환상이 있다"며 "중립으로는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없다.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을 중단시킬 뿐이다"고 말했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립금리에 도달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인플레이션은 자연스럽게 완화하겠지만 그렇지 않는 항목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비 8.5% 올라 41년 만에 최고 수준을 다시 썼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CPI는 전월비 0.3% 올라 상승폭은 6개월 만에 가장 작았고 예상도 밑돌았다. 하지만 불라드 총재는 연준이 합심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은 내려 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미국이 뜻밖의 충격에 취약해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그는 예상했다.
불라드 총재는 "이번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연준이 곡선상 뒤처졌고 움직여야만 한다는 긴박함을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라드 총재는 5월 FOMC 이후 금리를 "급격하게"(sharply) 올려야 할 것이라며 지금부터 3분기까지 약 5개월 동안 금리를 3%p 추가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만 해도 연말까지 3% 인상을 촉구했지만 3월 CPI 이후 인상속도가 가팔라진 것이다.
불라드 총재의 제안은 앞으로 5개월 동안 FOMC는 4차례 예정됐고 매번 0.75%p씩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올해 남은 FOMC 일정은 △5월 3~4일 △6월 14~15일 △7월 26~27일 △9월 20~21일 △11월 1~2일 △12월 13~14일이다.
그렇게 짧은 기간 금리를 긴급하게 올리자는 제안은 지나친 포부일 수 있겠지만 행동하지 않으면 연준의 신뢰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불라드 총재는 경고했다.
불라드 총재는 1980년대 초 폴 볼커 전 연준의장이 금리를 20%까지 끌어 올렸던 점을 언급했다. 볼커의 결정으로 인플레이션은 잡혔지만 급격한 경제 위축까지 발생해 수 백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했었다. 당시 위원회에 대한 신뢰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볼커가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선택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불라드 총재는 설명했다.
그는 "아직 우리는 신뢰를 얻고 있지만 신뢰가 사라지면 앞으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이 1994년처럼 침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과열된 경제를 한소끔 식힐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 불라드 총재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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