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급락세서 반등 유가·공포지수도 안정...연준 대응 여부 등 촉각

독일 프랑크푸르크 증권거래소 인근에 있는 황소상과 곰상. 황소와 곰은 각각 강세장과 약세장을 상징한다./사진=신화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크 증권거래소 인근에 있는 황소상과 곰상. 황소와 곰은 각각 강세장과 약세장을 상징한다./사진=신화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가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충격을 딛고 반등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28% 뛴 3만3223.83을 기록했다. S&P500은 4288.70으로 1.50% 오르고, 나스닥지수는 3.34% 상승한 1만3473.59로 마감했다.

세 지수 모두 2~3%대의 급락세로 출발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덕분에 전날 전 고점 대비 낙폭이 20%를 넘어 약세장에 돌입했던 나스닥지수는 약세장에서 벗어났다. 다만 S&P500은 여전히 전 고점 대비 낙폭이 10%를 넘어 조정 영역에 머물렀다.

나스닥의 급반등은 최근 급락했던 기술주에 저가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아마존, 넷플릭스, 알파벳(구글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 모회사) 등이 급락세를 딛고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넷플릭스와 MS는 5% 넘게 뛰고, 알파벳과 메타플랫폼스는 각각 4%, 4.6% 올랐다.

급등하던 국제유가와 '공포지수' 변동성지수(VIX)도 안정을 되찾았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이날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한때 105달러를 웃돌았지만, 다시 100달러 아래로 밀려났다. 이날 한때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2달러대로 내려 앉았다.

VIX도 한때 37을 웃돌아 올해 최고치에 근접했다가 30선으로 후퇴했다. 주가와 함께 추락하던 비트코인 가격도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를 과소평가해왔다고 지적한다. 향후 사태 추이에 따라 언제든 투자심리가 다시 냉각될 수 있다는 얘기다. 25일 정규장 시황을 예고하는 3대 지수 선물은 이날 초반부터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빈키 차드하 도이체방크 수석 미국 증시·글로벌 전략가는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의 '스쿼크박스' 프로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은) 우리나 시장이 당초 했던 기본 예상보다 정말 심하다"며 S&P500지수가 5~6% 더 떨어져 약세장에 근접하거나 그 영역에 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데니스 드부셔 22V리서치 설립자는 이날 투자노트에 "이번 위기가 얼마나 오래 전개될지가 인플레이션, 금융환경, 경제성장세에 대한 충격의 정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썼다.


//주요뉴스

▶바이든 "푸틴은 침략자"...러시아에 추가 제재(종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침략자"라고 비판하며, 러시아를 세계 경제에서 고립시키기 위한 추가 제재 발표.

-러시아 양대 은행인 스베르뱅크와 VTB뱅크 등 5개 은행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고, 반도체 등 특정 첨단제품 수출 규제도. 러시아 대기업, 국유기업도 제재. 다만 이번에도 러시아를 국제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하는 방안은 포함 안 돼.  


▶연준, 우크라 사태 영향은?...美연은 총재들 발언(종합)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4일 한 행사 연설에서 최근의 우크라이나 상황이 중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 특히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을 통화정책에 반영해 통화완화 중단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지금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금리인상 경로의 조정을 유도할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데 무게.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가 3월 금리인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것으로 예상. 그는 고인플레이션 지속되면 연내 4회 이상의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언급.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지난 23일 한 행사 연설에서 비슷한 입장 밝혀.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리스크를 인정하면서도 연준이 이번에는 1970년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 올해 네 차례 이상의 금리인상 전망.

-연준은 1970년대 국제유가가 치솟는 데도 한동안 통화완화 기조를 고수해 인플레이션 부추겼다는 비판 받음.

-미국 금리스왑시장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연준이 연내에 0.25%포인트씩 6회, 영란은행(BOE)는 5회, 유럽중앙은행(ECB)는 1회의 금리인상 단행할 것으로 관측.  


▶러시아 증시 33% 폭락...하루 낙폭 역대 5위(블룸버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4일 러시아 증시 대표지수인 모엑스(MOEX) 러시아지수가 33% 폭락.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90개 주가지수의 하루 낙폭으로는 역대 5번째라고. 


▶中위안화가 '안전자산'?...우크라 사태에도 '꿋꿋'(블룸버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금융시장 요동. 외환시장에서는 유로에서 원화에 이르기까지 주요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띠고 있는 가운데 중국 위안화는 여전히 4년 만에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24일 본토시장에서 '안전자산' 달러에 약세를 보였지만, 낙폭이 다른 통화들보다 훨씬 작았다고 블룸버그가 지적. 

-쿤 고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우크라이나 위기가 이어지는 동안 위안화가 안전자산처럼 움직이고 있다"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추가 완화 관측이) 성장세를 되살려 미국 주식이 팔려도 중국 주식은 탄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모비우스 "중국은 우크라 사태 피난처"(블룸버그)

-'신흥시장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가 24일 블룸버그와 한 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피난처로 금과 더불어 중국 꼽아.

-중국은 유럽지역 지정학 갈등에 따른 리스크에 거의 노출돼 있지 않고, 끊임없이 생산하고, 성장하고 있는 데다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는 게 매력적이라는 지적.

-모비우스는 아시아 국가 중에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도 잠재력이 큰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평가.    


▶우크라軍에 비트코인 기부 쇄도(CNBC)

-우크라이나군에 비트코인 기부가 쇄도하고 있다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뒤 12시간 동안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는 현지 비정부기구에 40만달러어치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기부됐다는 분석.


▶美증권당국, 머스크 형제 테슬라 주식 매각 관련 조사(WSJ)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테슬라 이사로 있는 그의 동생 킴벌의 테슬라 주식 매각과 관련해 내부자거래 관련 증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본인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테슬라 보유 지분 매각 여부를 물었는데, 킴벌이 바로 전날 테슬라 주식을 매각한 데 대해 조사가 집중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해. 


//전망·분석

▶중앙은행 덮은 우크라이나 전쟁 안개(WSJ)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우크라이나 사태로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엄습했다며 중앙은행들이 난처한 처지가 됐다고 지적.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이날 급락한 유럽증시에서 특히 경기민감주의 부진이 두드러지고, 방어주가 선방한 게 불황 속에 물가가 급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에너지 가격 급등은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 높은 유럽에 부담.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서는 유로존의 1년 뒤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2주 전 2.6%에서 이날 3.5%로 급등. 그 사이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위험 피하기 위해 물가연동국채에 몰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반적인 물가앙등과 더불어 가처분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 우려를 자극.

-결국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고인플레이션 대응과 경기위축 대응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향후 통화정책 향방이 더 불투명해졌다고 신문은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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