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급락에 세계 곳곳서 금전적 지원 나서
출산장려 효과, 투자원금 회수까지 '일석이조'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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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난이 한창인 요즘, 공급이 달리기는 '아기'도 마찬가지다. 세계 곳곳에서 출산율이 급락하면서 '인구절벽'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일본과 독일 등지에서는 자연인구가 벌써부터 줄기 시작했고, 한국도 2020년 처음 자연인구 감소를 경험했다. 그해 출생자가 사망자보다 적었다는 얘기다. 영국도 3년 안에 자연인구 감소국이 될 전망이라고 한다. 

자연인구 감소는 '인구대국' 중국도 피할 수 없는 길이다. 중국의 신생아 수는 2020년 1200만명으로 4년 연속 줄었다. 지난해 인구 1000명당 신생아 수는 8.52명으로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세계은행은 중국의 노동가능인구가 2015년에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본다.


◇中서 374조원 '출산장려기금' 도입 주장

렌제핑 중국 수차오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일 중국 시나재경에 올린 글에서 "중국의 저출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았다"며 2조위안(약 374조4200억원) 규모의 출산장려기금을 조성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높은 출산비용과 주택가격이 저출산의 주요 원인이라며, 출산장려기금으로 출산과 양육비 부담을 덜어주면 향후 10년간 5000만명을 더 낳을 수 있다고 봤다.

출산에 대한 금전적인 지원책은 세계 곳곳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몇몇 추정치로 보면, 전 세계에서 신생아에 대해 1회성 '베이비 보너스'(출산장려금)를 주는 나라가 전체의 3분의 1쯤 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노동가능인구수 추이(십억명)/자료=세계은행
중국 노동가능인구수 추이(십억명)/자료=세계은행

◇양육·보육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지만...

문제는 출산장려금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더라도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할 때까지 드는 비용에 비하면 그 액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영국 어린이빈곤행동그룹(CPAG)에 따르면 아이 한 명을 출생부터 18세까지 키우는 데 드는 기본비용은 부부의 경우 7만1611파운드(약 1억2000만원), 한 부모 가정인 경우는 9만7862파운드에 달한다. 주택과 보육 비용을 더하면 부담이 각각 15만2747파운드, 18만5413파운드로 늘어난다.

FT는 학업과 취미를 위한 과외활동 등의 비용을 더하면 한 아이 양육비가 100만파운드(약 16억3000만달원)에 이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핀란드의 작은 지방자치단체인 레스티제르비(Lestijärvi)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1만달러(약 1200만원)의 베이비 보너스를 준다. 덕분에 이곳의 출생률이 급등했다고 한다.


◇출산장려효과에 투자원금 회수까지

정부 입장에서는 출산장려지원금의 효과뿐 아니라 이를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도 중요한 문제다. FT는 헬스케어, 교육을 비롯한 공공서비스 비용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출산장려금은 어찌됐든 정부 입장에서 좋은 투자라고 봤다. 영국의 평균 가구가 평생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내는 세금이 100만파운드에 이른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는 2015년에 낸 '평생 관점에서 본 재분배'
(Redistribution from a Lifetime Perspective)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평생에 걸쳐 내는 세금보다 많은 재정혜택을 받는 사람은 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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