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코로나 확산…백신 접종 늦어져
반도체 물류·생산 인력 이동 제한돼
가뭄에 전력 부족으로 생산 차질 우려
中은 인력 빼가기…원료·장비도 부족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국 대만에 위험 신호가 켜졌다. 코로나 감염증 확산으로 인력과 물자 이동에 제한이 걸리고, 기후변화로 물 부족 현상이 심해졌다. 중국 등 경쟁국으로의 인력 이탈에 장비 수급도 불안하다.
대만은 10나노 이하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세계 시장 점유율이 92%에 이른다. 대만 TSMC는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5나노 공정을 실현한 업체다. 대만 반도체 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도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위험 요소 1
대만은 코로나 방역 모범국이었다. 지난 3월까지 하루 신규 확진자가 아예 없는 날도 많았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했다. 한때 신규 확진자가 500명을 넘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늦어지면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들의 이동과 교류를 제한했다. 반도체 물류와 생산도 영향을 받았다.
위험 요소 2
대만에서는 물과 전력, 인력 부족 현상도 심각하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심각한 가뭄이 발생했다. TSMC 반도체 공장에서만 하루 약 20만t의 물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TSMC는 급수차까지 동원해 물을 확보해야 했다.
지난달 말 이후 강우량은 늘었지만, 이번에는 전력이 말썽이었다. 지난달 화력발전소 고장으로 정전이 발생했다. 냉방 수요가 많아지는 여름철로 들어서면서 전력 수급 불균형 우려는 더욱 커졌다. 대만 정부의 탈(脫)원전·석탄 정책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위험 요소 3
대만 반도체 업계는 인력난에도 시달린다. TSMC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대만 내 5만명 인력의 고정급을 20% 인상했다. 중국 반도체 업체에서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인력을 빼가자 어쩔 수 없이 임금 인상에 나선 것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반도체 기업도 대만 반도체 인력 채용에 나서면서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대만은 반도체 원료와 생산 장비도 대부분 외국에서 들여와야 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업계를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