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아프리카 잇는 두바이
주요 신흥국·기업 참여 물류망 창설
'세계물류여권' 참여국 23개로 늘어
물류망 확장·통관시간 단축 등 혜택

자료 사진=픽사베이
자료 사진=픽사베이

LG전자는 '세계물류여권(WLP)'을 소지한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의 주요국에 화물을 보낼 때 통관 간소화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증서다. 일본 전자업체 소니, 미국 화물 운송업체 유나이티드 퍼셀 서비스(UPS),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 등도 세계물류여권을 가진 주요 기업이다. 

세계물류여권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주도하는 무역 물류 진흥 프로그램이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물류 허브' 두바이를 중심으로 거대한 세계 신흥국 물류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셰이크 보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부통령 겸 총리 주도로 창설됐다. 

신흥시장 중심의 거대한 물류망

세계물류여권의 목적은 대내적으로는 두바이를 통한 교역량 증대와 중동 최대 항구이자 세계 10대 컨테이너 항구인 두바이 제벨알리항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세계 공급망의 탄력성을 강화하고 신흥시장의 물류 비효율과 비관세장벽을 없애는 것이다. 

특히, 세계물류여권 제도에 참여하면 각지의 무역 거점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고, 화물을 빠르게 추적할 수 있게 된다. 항만과 공항 등 물류 인프라 사이의 연결성을 높여 무역장벽을 낮출 수 있다. 새로운 무역로를 개척하고, 기존 노선의 효율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세계물류여권에는 현재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 신흥국 23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말레이시아, 케냐, 파라과이, 에콰도르 등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4개국이 동시에 가입했다. 이달 초에는 에티오피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국가가 가입하는 등 참여국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싱가포르와의 국경 지대인 말레이시아 최남단 조호르바루주(州) 조호르항(港), 세계 77개 주요 도시로의 항공화물 노선을 가진 인도 수도 뉴델리의 인디라간디공항(IGIA) 등이 신흥시장 화물운송을 위한 거대한 물류망에 포함된 시설이다.

기업은 플래티넘, 골드, 실버, 화이트의 4가지 종류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회원 등급에 따라 절감할 수 있는 화물 운송 시간과 비용 등에 차이가 발생한다. 회원 등급을 올리려면 화물량과 운송량에서 매년 일정한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 예컨대 등급이 가장 높은 플래티넘 회원은 매년 20%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골드 등급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세계물류여권 관계자는 "많은 지역과 나라가 세계물류여권을 최대한 활용하면 제휴 기업은 연간 5~10%의 화물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회원은 일정한 조건을 갖춘 누구라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무역여권(WLP)_ 제도를 관리하는 PCFC(두바이 자유무역지대관리회사)의 술탄 아흐메드 빈 술라임 회장. /사진=WLP
세계무역여권(WLP)_ 제도를 관리하는 PCFC(두바이 자유무역지대관리회사)의 술탄 아흐메드 빈 술라임 회장. /사진=WLP

UAE는 왜 세계물류여권을 만들었을까

UAE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지리적 요충지다. 오래전부터 무역 중심지로 발전했다. 특히, 두바이는 1979년 제벨알리항을 개항한 이래 꾸준히 항구 규모를 확장했다. 제벨알리항은 현재 매년 224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중동 최대 규모의 항구다. 

물류는 관광산업과 더불어 두바이 경제를 구성하는 한 축이다. 두바이는 세계물류여권 제도를 통해 신흥시장 간 최적의 직거래 경로를 조성해 화물 이동을 쉽게 할 계획이다. 또한, UAE 주요 기관이 협력해 전문 지식을 활용, 신흥시장 간 교역을 촉진하고 나아가 세계 무역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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