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 간판지수인 S&P500이 1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새 경기부양대책 등이 세계 경제 회복 기대감을 자극한 게 주효했다. 

월가의 환호 뒤에서는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가 짙어졌다. 글로벌 증시 과열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본격화한 리먼사태 직전보다 높은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경기회복 기대 고조...S&P500, 21개월 만에 '4000' 새 역사 

이날 S&P500은 전날보다 1.18% 뛴 4019.8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가 4000선에 이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7월 12일 3000선에 이른 지 434거래일, 약 21개월 만에 새 이정표를 썼다. 

다우와 나스닥지수도 올랐다. 다우지수는 3만3153.21로 0.52% 뛰었고, 나스닥은 1.76% 상승한 1만3480.10을 기록했다.

자료=블룸버그
자료=블룸버그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미국 일자리 계획'(American Jobs Plan)을 발표한 게 첫손에 꼽힌 호재다. 향후 8년간 일자리 창출과 인프라 개선 등에 2조2500억달러(약 2540조원)를 투자하는 내용이다.

2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3월 고용보고서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경기회복 기대감을 북돋았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비농업부문 일자리 수가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을 것으로 관측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이날 세계 경제 전망을 낙관하며 5월부터 점진적인 증산에 나서기로 합의한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뉴욕증시에서는 성장주의 대표격인 기술주가 랠리를 주도한 가운데 한동안 저평가됐던 가치주도 함께 올랐다. 지난 1분기 수십년 만에 최악의 침체를 겪은 미국 국채시장도 반등(국채 금리 하락)에 나섰다.

◇1년 새 60% 늘어난 글로벌 시총, GDP의 117% '과열'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극복하고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 시가 총액은 지난 1년 새 약 60%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퀵팩트셋(Quick FactSet)에 따르면 세계 증시 시총은 3월 말 현재 약 106조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해 말 사상 처음 100조달러를 돌파한 뒤 불과 3개월 만이다. 

이로써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총 비율은 117%에 이르게 됐다. GDP 대비 시총 비율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선호하는 증시 과열 지표다. 흔히 '버핏지수'라고 한다. 

버핏지수가 100% 이상이면 과열로 보는데, 최근 글로벌 증시의 버핏지수는 리먼브라더스 붕괴사태 직전보다 더 아슬아슬한 수준을 나타낸다.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 100% 이상은 '과열'/자료=퀵팩트셋, 니혼게이자이신문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 100% 이상은 '과열'/자료=퀵팩트셋, 니혼게이자이신문

◇4000선 안착, 랠리 지속?...월가선 "두고 봐야"

월가에서는 S&P500지수가 단기간에 4000선에 안착해 오름세를 지속할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데, 두고 볼 일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우선 지수가 4000선을 딛고 더 오르려면 초입에서 여러 차례 등락을 거듭하는 시험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

린제이 벨 얼라이인베스트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새 분기를 시작할 때는 어느 정도 신이 나기 마련"이라며 S&P500이 새 이정표를 쓴 게 당장 투자심리를 더 자극할 수 있지만, 지수가 4000선에 갖힐 공산도 크다고 봤다.

숀 스나이더 씨티그룹 개인자산운용 부문 투자전략가는 증시 환경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낙관했다. 실제 시장에는 경기부양자금이 넘치는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식 이외엔 '대안이 없다'(there is no alternative·TINA)는 인식이 번지고 있다.

스나이더는 다만 과열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여전히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반전 가능성을 경계하며 팬데믹 사태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