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슈칭 중국 은행보험감독위원회(CBIRC) 주석이 2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궈슈칭 중국 은행보험감독위원회(CBIRC) 주석이 2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올해 긴축으로 크게 기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국내외 금융시스템 리스크(위험)를 경고하고 나서면서다.

궈슈칭 중국 은행보험감독위원회(CBIRC) 주석이 2일 베이징 회견에서 한 발언은 직설적이었다. 그는 "은행·보험산업 관점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금융시스템 내 고(高) 레버리지(부채)를 줄이는 일"이라며 부동산시장의 투기는 매우 위험한 수준이고,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의 거품이 곧 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발언에 아시아 주요 증시가 중국 증시 주도로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1% 떨어지고, CSI300지수는 한때 2% 넘게 추락했다가 1.28% 내린 채 마감했다.

장지웨이 핀포인트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궈 주석의 발언은) 더 높은 금리를 용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통화긴축 기조를 확인한 것이라는 게 중요하다"고 풀이했다. 

인민은행은 그동안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시장 과열 리스크에도 대응해야 한다며 통화정책의 균형을 강조해왔다. 과도한 차입, 해외 증시 거품 등에 대한 궈 주석의 경고는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완화보다 리스크 차단을 위한 통화긴축에 더 힘을 쓰리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중국 관영매체도 지난주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만큼 경제가 충분히 강해졌다고 진단한 바 있다.

안 그래도 중국은 오는 5일 최고 정책결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 등을 담은 경제운용방안이 확정된다.

리우리강 씨티그룹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신 보고서에서 중국 관리들이 최근 점진적인 정책 변화를 강조해온 만큼, 중국의 통화정책이 올해 뚜렷한 긴축 기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지톈허 BNP파리바 투자전략가는 올해 중국 통화정책의 초점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과 금융 리스크 완화에 맞춰질 것이라고 거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경기부양에 방점을 찍었던 통화정책의 정상화(출구전략)를 고민하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다른 중앙은행도 마찬가지다.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시기가 머지않았다는 관측은 최근 글로벌 국채 금리를 일제히 띄어 올리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최근 1년 만에 최고 수준에 있다.

중국의 경우 디레버리징이 다시 본격화하면 금융시장에 충격파가 상당할 전망이다. 중국이 디레버리징을 위한 규제 수위를 한껏 높인 2017년에도 현지 회사채와 국채 금리가 수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당시 레버리지 단속은 미·중 무역전쟁이 터지면서 약 1년 만에 일단락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지난해 11월 현재 약 280%에 이른다. 통신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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