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5만달러 선을 돌파했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를 비롯한 기업들과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잇따라 암호화폐 베팅에 나선 가운데 개인들의 투기 수요도 활발한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상승에 따른 단기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동부시간 16일 오전 한때 5만584달러까지 올랐다. 비트코인 가격이 5만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부터 1개월 반 만에 3만달러, 4만달러를 잇따라 돌파하며 5만달러를 넘기까지 지난해 말 대비 70% 이상 뛰었다. 시가총액은 약 9400억달러에 달했다. 

한국시간 17일 오전 7시30분 현재는 4만8879달러, 시총이 약 9100억달러로 밀렸지만 주요 기업과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을 주요 금융자산의 하나로 간주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주 테슬라가 15억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매수하며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쓸 것이라고 밝힌 이후 월가 대형은행들의 비트코인 베팅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2일 비트코인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뱅크오브뉴욕(BNY)멜론은 11일 고객들이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고 보유하며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신설 사업부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마스터카드는 올해 결제시스템에서 일부 암호화폐를 포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움직임은 개인투자자들의 투기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 

비트코인 장외 중개업자인 알레산드로 안드레오티는 이날 코인데스크에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 영역에 있다"며 "시장이 다음 저항선이나 지지선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기적으로 신고점이 경신될 것"이라고 봤다.

코인데스크는 개인투자자들이 선물 등 비트코인 파생상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게 강세론의 한 배경이라고 짚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모이는 거래소의 비트코인 선물가격 할증률이 연평균 44.16%로 기관투자가들이 주도하는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할증률 24.39%를 훌쩍 웃돈다는 설명이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인 FTX의 샘 뱅크맨-프라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 특히 선물에 대한 자금 순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며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이들이 계속 강세론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최대 원동력이 된 테슬라의 투자 소식만한 새로운 촉매가 없으면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안 그래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주식 등 다른 자산과 달리 본원가치를 산출하기 어렵고, 하루에 10% 이상 가격이 변동하는 경우가 많아 과도한 상승에 대한 경계론이 이어져왔다.

홍콩 암호화폐 은행 바벨파이낸스의 시몬스 첸 투자·트레이딩 책임자는 "5만달러 수준의 가격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아 추종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단기간에 비트코인 가격을 지금의 역대 최고 수준 위로 밀어올릴 만한 기회가 많지 않다고 봤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