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경제공작회의 이번주 개최 가능성
11월 공업생산·고정자산투자·소매판매 발표

중국의 한 증권사 객장[사진=연합뉴스]
중국의 한 증권사 객장[사진=연합뉴스]

지난주 중국 증시는 대외 악재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하고 이로 인한 불똥이 자본시장까지 번지면서다. 향후 중국 증시 흐름은 결국 중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과 경기 회복세 유지 여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지난달 주요 경제지표와 조만간 열릴 예정인 중국중앙경제공작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경제공작회의는 내년 중국 거시경제정책의 청사진을 그리는 중요한 회의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1일 중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7% 하락한 3347.19, 선전성분지수는 1.28% 급락한 1만3555.14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판 나스닥인 창업판지수는 2687.78로 전날대비 1.13% 하락했다.

한 주간 성적표도 부진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83%, 선전성분지수는 1.58% 내렸다.

대외 악재의 영향이 컸다. 앞서 미국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14명을 홍콩 야당 의원 자격 박탈과 관련해 제재 명단에 올리자 중국이 바로 보복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중국은 홍콩과 관련해 악의적으로 행동한 관련 책임자인 미국 정부관리, 의회인사, 비정부기구 인사와 그 직계가족에 대등한 제재를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중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중국 최대 통신업체인 차이나텔레콤이 국가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 내 영업허가 취소 절차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미·중 갈등의 범위가 자본시장까지 확대되면서 중국 지수를 끌어 내렸다. S&P다우존스지수(S&P DJI)는 감시카메라 제조업체인 하이크비전 등 21개 중국 기업을 각종 주식·채권 지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중국군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S&P DJI는 지난 10일 하이크비전, 중국 최대 반도체 파인드리업체인 SMIC 등 10개 중국 기업을 오는 21일부터 A주, H주와 미국예탁증권(ADR) 등 지수에서 제외하고 내년 1월 1일부터는 11개 중국 기업 발행 증권을 채권지수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4일에는 영국 FTSE러셀이 같은 행정명령 이행을 위해 하이크비전, 중국철건 등 8개 업체를 오는 21일부터 중국 지수에서 제외한다고 선언했다. 시장에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다른 글로벌 지수 산출 업체들의 중국 주식 퇴출 발표가 이어질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지난주 공개된 중국 주요 거시지표는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11월 중국 달러 기준 상품무역 수출과 수입은 각각 21.1%, 4.5%의 가파른 증가폭을 보였다. 10월 증가율은 각각 11.4%, 4.7%였다. 무역 흑자 규모도 전달의 584억4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754억3000만달러(약 82조3700억원)로 집계됐다. 수출의 경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음은 물론 2018년 2월 이후 두번째로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나란히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촉발했다. 중국 내에서는 단기적 현상일 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나 투자심리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1월 신규위안화대출은 1조4300억위안(약 238조78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56억 위안 증가했고 시중 유동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사회융자총액의 11월 증가량은 2조1300억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1406억위안 증가했다. 1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도 3조1785억달러로 10월 말 대비 1.61% 증가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여전한 상황에서 결국 중국 증시 흐름을 가늠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향후 중국 거시경제 회복세와 펀더멘탈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곧 열릴 중앙경제공작회의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경제공작회의는 내년 중국 주요 경제정책의 향방을 정하는 회의로 향후 중국 경제의 대략적 흐름을 예상할 수 있어 그 의미가 크다. 보통 12월 중순 이후에 열리는데, 이번주 개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주 열린 정치국 회의에서 이미 내년 중국 경제 정책과 관련한 대략적인 틀을 공개한 상태다. 중국 당국은 매년 경제공작회의 개최에 앞서 올해 마지막 정치국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는 △전면적인 개혁·개방추진 △국가전략 차원의 과학기술 역량 강화 △산업체인·공급체인 자주 통제 능력 강화 △막강한 국내 시장 형성 △농업 기초 다지기 △반독점 및 자본 무질서 확장 방지 강화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 촉진 △지속적인 생태환경 질적 개선 등이 언급됐다.

이 외에 공급 측 개혁 추진과 수요 측 개혁 집중, 전면적 샤오캉 사회(모두가 넉넉하게 잘 사는 사회) 건설에 대한 체계적 평가와 정리, 각종 기존 리스크 해소와 리스크 예방 등도 강조됐다.

오는 15일에는 11월 중국 공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사회소비품소매총액 등 주요 거시지표도 발표된다.

중국국제금융공사(중금공사)는 경제활동이 빠르게 살아나고 있고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0.7포인트 상승한 52.1을 기록한 것을 근거로 11월 공업생산이 지난 달과 동일한 6.9%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11월 고정자산투자는 10월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인 12.2%를 소폭 하회하는 11%, 1~11월 누적 전년동비 증가율은 2.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매판매총액의 경우 11월 1~3주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해 전달 증가율을 웃돌았고, 쇼핑축제 '광군제(솽스이)'의 영향으로 11월 증가율이 10월의 4.3%를 웃도는 5%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5일과 16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통화완화에 나설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번주 중국 증시에 풀리는 보호예수 해제물량은 시가총액 기준 1756억위안(약 29조3200억원)이다.

천재(川財)증권은 "중국 증시가 기존에 유지해온 밴드의 상위구간에서 조정을 반복하는 상황"이라면서 "연말 자금 수요가 늘어 유동성이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하강 압력이 계속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번주에도 조정이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A주 가격 수준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수준으로, 중국 경제가 계속 양호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A주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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