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규모 M&A...금융정보 수요 급증세 합종연횡 본격화
미국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이 영국 경쟁사 IHS마킷을 440억달러(약 48조7000억원)에 인수한다. 올해 최대 기업 인수합병(M&A) 거래다.
금융정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S&P글로벌은 30일(현지시간) IHS마킷을 주식 교환 형태로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관련 경쟁당국 승인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통합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부채를 포함한 인수 총액은 440억달러로 올해 최대 M&A 거래다. IHS마킷의 시가총액은 지난 27일 종가 기준 약 368억8000만달러다. 올 들어 주가가 22%가량 올랐다.
더글라스 피터슨 S&P글로벌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초가을에 IHS마킷의 랜스 어글라 CEO에게 먼저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S&P글로벌 내부에서는 1년 전부터 이번 인수를 검토했다고 하는데, 불과 몇 개월 만에 올해 최대 규모 '메가딜'을 달성한 셈이다.
두 회사는 모두 인수 규모를 확대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S&P글로벌은 2011년 당시 모회사였던 맥그로힐에서 떨어져나와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모회사로 기업 회사채와 국채의 신용등급 평가, 글로벌 자본시장과 상품(원자재)시장 관련 정보 제공, 주가지수 사업 등에서 경쟁력을 뽐내왔다.
에너지, 자동차, 기술 등 산업 데이터에 강한 IHS는 2016년 금융자산과 파생상품 정보 제공,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지수 산출에 특화돼 있던 마킷을 약 60억달러에 인수해 IHS마킷으로 재탄생했다.
최근 금융정보업계에서는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가 한창이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는 레피니티브를 270억달러에 인수하기 위한 막바지 단계에 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운영사인 도이체뵈르제는 최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ISS는 의결권 행사 자문 서비스를 통해 기업 정보를 축적해왔다.
금융정보업계에서 합종연횡이 한창인 건 금융정보 수요가 급증하면서 업체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피터슨 CEO는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운용자산이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신흥국에서도 소득 증가로 연금 운용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그만큼 투자 관련 정보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ESG 투자도 새로운 사업기회로 부상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ESG 투자란 기업이 환경을 보호하는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지, 윤리적 경영을 실천하는지를 평가해 투자 대상을 고르는 것을 말한다. 기업들의 지배구조는 물론 기후위기 대응 수준이나 공급망의 건전성 등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
S&P글로벌과 IHS마킷은 ESG와 기후위기 관련 리스크 분석 등 새로운 사업영역에서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