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11번가`서 내년 7월부터 아마존 제품 판매
네이버-CJ대한통운, 쿠팡-소프트뱅크 `동맹`에 맞불

아마존. 사진=연합뉴스
아마존. 사진=연합뉴스

네이버와 CJ의 연합에 이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11번가 손을 잡고 국내 시장 진출을 예고하며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양사의 협업으로 아마존은 글로벌 5위 수준의 한국 시장에 연착륙하고, 11번가는 네이버쇼핑과 쿠팡 양강 체제를 깨고 빅3 구도를 형성한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은 아마존과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을 추진하고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SKT는 11번가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다.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게 SKT의 계획이다. SKT는 최근 비통신분야에 대한 사업강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11번가는 10년 넘게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네이버쇼핑과 쿠팡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최근 들어서는 존재감이 줄어든 경향이 있었다. 이 같은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글로벌 1위 업체와 손을 잡는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중국 2위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닷컴과 손잡기 위한 파일럿 테스트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가 아마존의 글로벌 소싱을 통해 해외직구의 국내 게이트웨이 역할도 가능하다. 또한 11번가 모기업인 SK텔레콤과 함께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시장에 재도전하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일각에선 아마존이 11번가 지분 30%를 인수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11번가는 2018년 6월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5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기업가치를 3조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역산하면 아마존의 투자 규모는 1조원에 달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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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11번가와 손잡고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국내 인터넷 쇼핑 판도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150조원 규모로 세계 5위 수준이지만 독점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이베이코리아가 국내 시장에서 오랫 동안 1위 사업자로 자리잡아 왔지만 쿠팡이 최근 시장 지위를 크게 높이고 있고 롯데나 신세계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이커머스 시장에 대대적으로 뛰어드는 판이다. 최근에는 네이버도 CJ대한통운과 동맹을 맺고 풀필먼트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도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018년 커머스 부문을 분사해 만든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대표 서비스인 `선물하기`로만 지난해 연 3조원의 거래액을 올렸다. 선물하기를 필두로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 다양한 이커머스 서비스 덕택에 올 3분기 카카오커머스 거래액은 작년 동기보다 68% 급증했다. 현재 카카오에서 전략적으로 커머스 사업 확장에 힘을 쏟는 만큼 향후 커머스 분야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마존과 11번가의 협력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변 경쟁 체계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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