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외 악재, 국유기업 디폴트에 부진...15일 RCEP 체결, 증시 살아날까

중국의 한 증권사 객장[사진=연합뉴스]
중국의 한 증권사 객장[사진=연합뉴스]

반등 기대감을 낳았던 중국 증시는 지난주 대외 악재의 영향으로 전혀 힘을 내지 못했다. 이미 4거래일이나 조정장을 보였고 호재도 있어 이러한 흐름이 아주 길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국 내 중론이지만 악재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3일 미국과의 갈등 고조와 코로나19 재확산 공포 등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중국 증시는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6% 하락한 3310.10, 선전성분지수는 0.27% 하락한 1만3754.55, 창업판지수는 0.23% 내린 2706.81로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군을 지원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악재가 됐다.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4만명을 훌쩍 넘으며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음은 물론 유럽 상황도 여전히 심각하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중국 내부에서는 최고 신용등급(AAA)의 국유 석탄기업인 융청메이뎬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았다는 소식이 나와 시장에 충격을 줬다. 융메이그룹은 지난 10일 만기가 도래한 10억위안(약 1700억원)가량의 채권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13일 중국 증시 거래량은 7271억6300만위안으로 전거래일 대비 소폭 늘었지만, 홍콩 증시를 통해 중국 증시에 들어온 '북향자금'은 49억4000만위안 순유출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사모펀드 정보·거래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모파이파이왕(私募排排網)의 샤펑광(夏風光)은 "중국증시가 월요일(9일)급등 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는데 이는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때문"이라면서 "특히 금요일(13일) 낙폭이 컸던 것은 디폴트 관련 소식과 함께 관련 리스크가 은행업계까지 뻗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채권시장이 이미 수 년간 디레버리징(부채축소)에 공을 들여온 만큼 개별 기업의 리스크는 충분히 통제가 가능하다면서 투자심리 위축은 단기적인 변화로 곧 원래의 흐름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던 바이주(白酒) 종목의 뜨거운 열기도 식는 모습을 보여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중국국제금융공사(중금공사) 연구팀은 바이주 종목 투자를 부추긴 긍정적 요소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면서 향후 고급형, 준고급형 등 제품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이어져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태군안증권은 이번주 중국 증시 조정장 지속 공간이 제한적이고 최근 시장 환경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기술주가 집중된 창업판은 당분간 조정 국면이 지속될 수 있으나 이는 단기적 현상으로 곧 안정을 찾을 것으로 봤다. 신중하게 시장에 접근하되 가전, 태양광 등 업종의 실적 우상향 종목을 저가 공략해 볼 만하다는 조언이다.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체결된 것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15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15개국 정상이 화상회의를 통해 RCEP 협정문에 서명했다.

미국이 보호무역을 내걸고 중국을 계속 압박하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RCEP 체결이 역내 발전과 번영에 새로운 힘을 불어 놓고 세계 경제 회복에 공헌할 것이라면서 "이는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8년 협상 끝에 체결된 RCEP에 따라 참여 인구가 가장 많을 뿐 아니라 회원 구성이 다양하고 막강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자유무역구가 탄생하게 됐다.

이번주에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로는 10월 중국 공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사회소비품판매총액(이상 16일) 등이 있다. 중금공사는 소비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10월 소매판매 총액 증가율이 전달의 3.3%를 웃도는 4.5% 안팎을, 공업생산 증가율은 6.9%보다 소폭 둔화된 6.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공개된 중국 10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4로 전달대비 0.1포인트 하락했지만 4개월 연속 51이상을 유지, 중국 경제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을 방증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