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1위 경제도시 왕좌 유지…서부 대표주자 충칭, 광저우 제치고 선전
중국이 내수 중심의 '쌍순환 모델'을 제시하고 소비를 통한 경기 회복과 발전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중국에서 가장 막강한 소비력을 과시하고 있는 소비 도시는 어디일까.
중국 경제 전문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이 1~3분기 중국 주요 도시 사회소비품소매총액 통계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긴 결과에 따르면 중국 최대 소비 도시의 왕좌는 경제 도시 상하이가 차지했다. 베이징, 충칭, 광저우, 선전, 청두, 쑤저우, 난징, 항저우, 우한이 그 뒤를 따르며 중국 최대 10대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10개 도시 중 9곳이 남부 도시로 북부 도시로는 수도 베이징이 유일했다. 이는 북쪽 대비 남쪽 지역 경제가 상대적으로 훨씬 발달하기 때문으로 소비력도 이에 따라 양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10개 도시 중 7곳이 연해·경제발전 지역에 속했는데 이 중 장강 삼각주 지역 도시가 4곳(상하이, 쑤저우, 난징, 항저우), 주강 삼각주 지역 도시가 두 곳(광저우, 선전), 징진지(베이징 톈진 허베이) 지역 도시가 1곳(베이징)이었다. 중서부 도시는 청두와 충칭, 우한 등 세 곳이 이름을 올렸다.
◇상하이, 중국 최대 소비 도시
중국 경제도시 상하이는 지난 2017년 처음으로 베이징을 제친 후 안정적으로 중국 최대 소비도시의 왕좌를 유지하고 있다. 상하이는 중국 내 도시 중 올 1~3분기 소매판매총액이 1조 위안을 넘은 유일한 지역이기도 하다.
통계에 따르면 1~3분기 상하이 소매판매총액은 1조1103억5800만 위안(약 187조7500억원)으로 지난해 1~3분기 대비 4.6%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주춤했던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3분기 상하이 소매판매총액의 전년 동비 증가폭은 8.9%에 달했다. 심지어 8월 한달간 전년 동비 증가율은 11.5%로 거의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 수 성장률을 회복하기도 했다.
상하이가 중국 최대의 소비도시가 될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상하이는 지역 내 인구가 2000만명이 넘는 초대형 도시이자 중국 도시권 경제를 이끄는 핵심 역량으로 평가된다. 장강 삼각주는 중국 최대의 도시권이자 경제가 가장 발달한 지역으로 그 중심에 상하이가 있다.
또, 최근 몇 년간 상하이는 글로벌 소비중심 도시 건설을 위해 다양한 조치와 정책을 내놓았다. 지난 2018년 3월 상하이 당국은 글로벌 소비도시 건설을 위한 3년 행동계획(2018~2020년)을 발표하고 소비의 경제 발전 기여도, 소비 혁신도, 브랜드 집중도, 트렌드 주도 역량 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올 4월에는 ' 강력한 소비 자신감 제고를 통한 소비 수요 방출에 관한 약간의 조치(이하 조치)'를 발표하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타격에 대응,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제시했다.
상하이 다음의 중국 2대 소비도시는 베이징으로 지난 1~3분기 베이징의 소매판매 총액은 전년 동비 13.1% 감소한 9390억1000만위안으로 집계 됐다.
◇광저우 뛰어 넘은 충칭
상하이와 베이징 다음으로 3대 소비도시의 자리를 차지한 것은 광저우, 선전 등 광둥성 대표 도시가 아닌 서부권의 대표주자 충칭이었다. 충칭의 1~3분기 소매판매총액은 전년 동비 2.20% 소폭 감소한 8329억5800만위안으로 중국 상위 5위권 소비 도시 중 감소폭이 가장 작았다.
충칭은 인구가 3000만명에 달하는 대도시로 최근 경제 발전에 속도가 붙으면서 올 1~3분기 지역총생산(GRDP)도 이미 광저우를 넘어섰다. 광저우와 선전의 1인당 소득이 충칭에 비해 꽤 높기는 하나 두 도시는 진즉부터 도시화가 이루어져 가전, 자동차 관련 소비 급증 시기를 이미 지난 반면 본격적으로 도시화 단계에 진입한 충칭은 소비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저우와 선전이 1~3분기 소매판매총액이 모두 6000억위안을 넘으면서 충칭 다음의 4~5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우한의 경우 1~3분기 소매판매액이 전년 동비 28.1%나 급감했으나 10대 소비 도시에는 이름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장강 삼각주 지역에 위치한 쑤저우, 난징, 항저우가 그 뒤를 이어 7~9위에 올랐다. 그 중에서도 난징의 소매판매총액은 1.2% 감소한 5167억2500만위안으로 10대 소비도시 중 가장 작은 감소폭을 보여 주목된다.
코로나19라는 거센 태풍 속에서도 난징은 꽤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1분기 난징의 GRDP는 1.6% 증가했는데 이는 장쑤성 도시 중 유일한 플러스 성장을 보인 것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전국 GRDP 10대 도시, GRDP 1조위안 이상 도시 중에서도 플러스 성장을 유지한 것은 난징이 유일하다. 상반기 난징의 GRDP 성장률은 2.2%로 장쑤 지역 1위, 경제 규모 1조 위안 도시 중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기세를 바탕으로 난징은 톈진을 제치고 개혁·개방 40여년 이래 처음으로 경제규모 전국 10대 도시에 진입, 9위에 랭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