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제한 등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어느새 1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정부와 산업계를 중심으로 국산화 노력을 강화하고, 심각한 일본 의존 실태가 널리 알려지는 등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일본 브랜드 경쟁력은 여전하다. 불매 운동 피해를 보았던 일부 일본 브랜드도 다시 영향력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일본 매체 데일리신초는 지난 23일 일본 불매에도 꿈쩍 않는 일본 의식주 브랜드 세 개를 소개했다. 대표적인 것이 의류회사 패스트리테일링의 유니클로다. 유니클로는 불매 운동 초기 표적이 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올 8월에만 10개 매장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9월 부산에 새로운 점포가 문을 열고, 이달 7일에는 경기도 안성에 있는 스타필드 쇼핑몰에 개점하는 등 회복하고 있다.
실제로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출자해 설립한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FRL)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1% 줄어든 9749억원에 그쳤지만, 여전히 단일 브랜드로는 매출 규모가 최고 수준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지난해 1조7320억원의 매출로 업계 1위를 차지했지만, 빈폴과 8세컨드 등 20여개 브랜드 매출이 합쳐진 것이다.
데일리신초는 "유니클로 히트텍은 한국 겨울에 빠뜨릴 수 없는 아이템이 됐다"며 "지난겨울이 예년보다 따뜻하지 않았다면 유니클로 매출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유니클로가 15주년 기념으로 히트텍 10만벌을 사은품으로 주는 이벤트를 했을 때 불매운동에 매장 개점 전부터 긴 줄이 생겼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린나이와 야쿠르트도 한국에서 여전히 잘나가는 브랜드다. 1974년 한국에 진출한 란나이는 보일러 시장의 강자로, 3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가정용 가스렌지 분야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로 독보적인 선두다. 야쿠르트는 한국 유산균 음료시장 70%를 점유한다. 데일리신초는 "일부 일본 브랜드 매출이 감소했지만, 게임기 회사 닌텐도와 전자업체 소니, 브리지스톤 타이어 등의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를 했다"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 효과가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