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 브랜드 유니클로가 ‘노재팬’ 여파로 결국 한국에서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 제품 불매운동 핵심 브랜드로 지목된 데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침체까지 겹치면서 발목이 잡힌 것.
◇노재팬·코로나에 직격탄…내년 전망도 '어두워'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기업 패스트 리테일링이 공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2019 회계연도'의 연결 기준 재무제표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4% 급감한 903억엔(약 983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3% 줄어든 2조88억엔(약 21조8732억원)을 기록했다. 패스트 리테일링의 연 매출과 순이익 모두 감소한 것은 17년 만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고, 한국에서 영업 손실을 냈다고 전했다.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158억엔(약 17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언급으로 미뤄볼 때 업계에선 유니클로가 한국에서 수백억원대 이르는 적자를 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내년 회계연도에서도 한국의 전망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코로나19는 글로벌 위기이지만 우리에겐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며 “유럽, 미국, 아시아 시장과 제휴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매출1조원' 브랜드서 적자 브랜드로
한국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는 지난 2004년 일본 패스트 리테일링 지분 51%, 한국 롯데쇼핑이 49%의 지분율로 만든 합작 기업이다. 국내 진출 이후 매년 50% 성장을 보이며 성장해왔고 2015년 이후엔 매출 1조원대를 기록하며 스파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잘 나가던 유니클로는 지난해 7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았다. 불매운동 여파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1.3% 급감했고 2000억원에 달하던 순이익도 19억원 적자전환했다.
매출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서울 강남점 등 20여곳 매장이 폐점되기도 했다. 2년 전 국내 시장에 진출했던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 지유(GU)는 계속되는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한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