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후 중국 증시 일제히 상승, 경기회복 기대감 반영…美대선 등 변수 남아

중국의 한 증권사 객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한 증권사 객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 증시가 10월 첫 거래일에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주 상승장 지속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힘을 잃었던 소비가 살아나고 경기지표 개선흐름도 지속되면서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낙관 전망에 힘이 실린 때문이다. 하지만 대외변수가 여전히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월 첫 거래일이자 국경절 황금연휴 후 첫 거래일인 지난 9일 중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8% 상승한 3272.08, 선전성분지수는 2.96% 오른 1만3289.26을 기록했다. 거래량도 크게 늘어 상하이·선전 증시 총거래액이 7113억위안(약 121조7400억원)에 육박했고 홍콩 증시를 통해 중국 증시로 유입되는 북향자금(北向資金)도 최근의 순유출 흐름에서 벗어나 112억6700만위안(약 1조9300억원) 순유입되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막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경절 소비가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이 투자자의 기대심리를 자극했다. 중국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연휴기간인 1~8일 중국 전역 관광객 수는 6억370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9%, 관광수입은 69.9%를 회복했다.

앞서 공개된 중국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5로 7개월 연속 확장국면을 유지, 9월 비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0.7포인트 오른 55.9로 선전했고 중국 차이신 9월 서비스 PMI도 전달의 54.0을 웃도는 54.8을 기록하며 중국 경제에 확연하게 감돌고 있는 온기를 반영했다. 이러한 주요 거시지표 회복 흐름을 바탕으로 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3분기 중국 성장률이 5%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한 상황으로 3분기 성장률은 내주 19일 발표된다. 

본격적인 상장사 어닝시즌에 접어든 것 역시 중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9일까지 중국 A주 상장사 612곳이 발표한 3분기 예상실적에 따르면 실적 개선을 예상한 기업이 265곳으로 40%를 웃돌았다. 글로벌 주요 증시와 비교해 주가가 실적 대비 저평가 돼 있다는 점에서도 투자 매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책적 호재도 있다. 최근 중국 국무원은 '상장사 수준 제고 가속화에 관한 의견'(關于進一步提高上市公司質量的意見, 이하 의견)을 제시하고 △상장사 거버넌스 수준 제고 △상장사 우량화·강대화 촉진 △상장사 퇴출 메커니즘 완비 △상장사 주요 문제 해결 △상장사와 관련 주체의 위법행위 벌금 확대 △상장사 수준 제고를 위한 업무 협력망 형성 등에 대한 조치를 공개했다.

이는 자본시장의 전면적 개혁·개방을 추진, 자본시장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꾀하기 위한 포석으로 이 역시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는 10월 26~29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에서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장기 경제개발 계획인 '14차 5개년 개발규획'을 검토·확정한다.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강세도 지속되는 분위기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으로의 외화 유입이 지속되고 있음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증시에 호재다. 인민은행은 9일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305위안 낮춘 6.7796위안으로 제시했다. 전날보다 0.45% 절상 고시했다는 의미다. 이날 위안화 환율은 절상폭 최대 1.45%을 기록하며 6.6930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2005년 달러 페그제 폐지 이후 15년 만에 최대 절상폭이다.

시장에서는 5월 이래 달러 약세와 중국 경제 펀더멘털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을 위안화 강세 지속의 주요 배경으로 꼽고 있다. 달러 가치는 지난 3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양적완화 기조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내리막길을 걸어 현재 올 3월 고점대비 이미 10% 절하된 상태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중국 증시가 강세장으로 전환하기에는 시장 환경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게 이유다.

국태군안증권은 10월에도 중국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며 조정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국경절 연휴 중국 경기 회복세를 확실하게 감지하기는 했으나 글로벌로 범위를 넓혀보면 변동성을 높일 리스크가 여전히 많다는 것. 유동성 리스크로 글로벌 경제 회복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고 미국 대선 등 타격이 클 수 있는 대형 이벤트도 남아있다.

흥업증권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고위직 공무원의 코로나19 감염, 유럽의 코로나19 재확산, 미국 대선 등 글로벌 증시를 요동치게 할 변수가가 여전히 존재한다"라면서 "중국 증시 역시 이러한 불확실성의 영향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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