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 중인 워싱턴DC 교외 월터리드 국립군의료센터 밖으로 차를 타고 나와 지지자들 앞을 지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 중인 워싱턴DC 교외 월터리드 국립군의료센터 밖으로 차를 타고 나와 지지자들 앞을 지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증상 회복세가 계속돼 빠르면 5일(현지시간)이라도 퇴원하길 바란다고 의료진이 4일 밝혔다.

그러나 의료진의 불명확한 설명이 트럼프의 병세가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계속 부채질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담당 의료진 가운데 하나인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폐질환 전문가 브라이언 가리발디는 4일 회견에서 "빠르면 내일이라도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퇴원시킬 계획을 짜길 바란다"고 밝혔다.

백악관 주치의인 션 콘리도 "대통령은 (병세가) 계속 개선되고 있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건강상태의 기복은 흔한 일"이라고 했다.

콘리는 이날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하기 전인 지난 2일 백악관에서 산소공급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미국 언론들은 전날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산소호흡기를 썼다고 보도했지만, 의료진은 이를 부인했었다.

콘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혈중산소포화도가 코로나19 확진 이후 2차례 저하됐으며, 스테로이드 '덱사메타손'을 투여한 사실도 알렸다. 이 약은 코로나19 환자에게 소염제로 사용한다. 콘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X레이, CT 촬영 결과 등에 대한 질문에 "예상했던 결과가 나타났지만, 임상적으로 큰 우려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폐렴 징후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한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도 투여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그의 대선 레이스 조기 복귀를 위해 긍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트럼프의 병세가 다른 일부 환자들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단계로 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계속 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덱사메타손에 대해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중증환자 등으로 사용을 제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헬렌 바우처 미국 터프츠 의료센터 지리의학·감염병 부문 책임자는 "많은 환자가 중증화하는 것은 8~10일째 무렵"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CBS방송 '페이스더네이션' 프로그램에서 "우리는 대통령의 건강상태에 대해 그들이 하는 말이 진짜라는 걸 믿을 필요가 있다"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의료진이 트럼프의 승인을 받아 공식 성명을 내고 있음을 시사한 그는 "너무 과학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비꼬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입원 중인 워싱턴DC 교외의 월터리드 국립군의료센터에서 전용차로 깜짝 외출에 나섰다. 그는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쓴 채 뒷좌석에 앉아 주변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이벤트지만, 감염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본인 트위터를 통해 "병원 밖에 모인 모든 팬과 지지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우리나라를 정말 사랑한다. 우리가 어떻게 이 나라를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위대하게 만드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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