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한국 증시가 급락 마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2.38%, 2.80% 떨어졌다. 대형 악재가 연이어 터진 탓이다.
우선 미국의 추가 부양책 불발 우려가 커졌다. 지난 18일 미국 진보의 아이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 대법관이 세상을 떠나면서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임 대법관 후임자를 이번 주말에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으로 보수성향 인사가 임명되면 대법원 내 보수성향 대법관 수가 6명으로 진보성향(3명)을 앞선다는 점이다. 민주당이 대법관 임명을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반발하는 이유다.
이번 사태로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과 민주당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양당 합의가 필요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 부양책 실시 여부가 불확실해지면서 증시에 충격을 줬다.
'니콜라 사기의혹' 사태도 단기 악재로 작용했다. 전날 미국의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의 창업자 겸 회장인 트레버 밀턴이 전격 사임했다. 공매도 전문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와 밀턴 회장이 기술도 없이 투자를 받고 있다는 폭로성 보고서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수소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으며, 니콜라에 투자한 한화그룹 관련 종목 주가가 출렁였다.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 정부의 갈등도 여전하다. 중국 소셜미디어 서비스 틱톡을 둘러싼 양국 정부 간 견해차도 여전하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9일 중국판 외국기업 블랙리스트인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 규정'까지 발표하며 미국 기업을 압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1차 제재 대상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며 "첫 사례로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경쟁자인 시스코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난리다. 영국·프랑스·스페인을 중심으로 유럽의 확진자 수가 늘면서, 영국 정부는 봉쇄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수도 마드리드 내 이동제한령이 내려졌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민감주에 부정적 요인과 성장주에 부정적 요인이 함께 나타나면서 증시의 조정폭이 확대됐다"며 "특히, 유럽 봉쇄령 우려는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증시의 단기 추가 조정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조정폭이 5%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커서 코스피 기준 2200포인트 초반 수준에서 저가매수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 회복 수혜를 기대할 수 있고, 달러 강세 때 제품 경쟁력이 높아지는 핸드셋과 반도체, 자동차 업종 등 대미 수출 분야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