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가 2018년 1월 공개한 수소트럭 '니콜라원'[사진=니콜라 웹사이트]
니콜라가 2018년 1월 공개한 수소트럭 '니콜라원'[사진=니콜라 웹사이트]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던 미국 수소전기트럭 제조사 니콜라가 '사기'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트레버 밀턴 회장이 전격 사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니콜라는 20일(현지시간) 밤 늦게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발표하면서 새 이사회 회장은 스티븐 거스키 이사가 맡게 된다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회사 GM 부회장을 역임했던 거스키는 부도 위기에 몰린 GM을 회생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밀턴은 이날 성명에서 "니콜라는 나의 일부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관심이 집중될 곳은 내가 아니라 이 회사와 세상을 바꾸는 과업"이라며 사퇴의 배경을 설명했다. 

밀턴은 또 트위터를 통해 "허위 주장으로부터 스스로를 변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4년 니콜라를 창업한 밀턴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처럼 트위터로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보여왔다.

밀턴의 사퇴는 공매도 투자업체 힌덴버그리서치가 니콜라는 수소 배터리와 수소차를 제조할 기술이 전혀 없다는 폭로성 보고서를 낸 지 약 열흘만에 이뤄졌다.

보고서는 "상장기업이 이런 수준의 거짓말과 속임수를 쓴 사례가 없다"며 "니콜라는 밀턴이 수십가지 거짓말을 토대로 세운 사기회사"라고 주장했다. 

특히 2018년 1월 니콜라가 공개한 수소트럭 '니콜라원' 주행 장면이 완전히 조작된 것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보고서는 니콜라 전 직원을 인용해 해당 장면은 수소차로 포장한 LNG 트럭이 언덕 아래로 굴러 내려가는 장면을 찍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니콜라는 이 보고서가 공매도 세력의 작전이라고 반박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국 법무부가 니콜라를 상대로 조사에 착수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니콜라는 지난 14일 니콜라원 주행 장면이 광고 목적으로 촬영한 것이며 '자체 동력'으로 움직인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궁색한 해명을 내놓으면서 의혹은 잠재우는 데 실패했다. 

사기 의혹 속에 니콜라 주가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거스키가 이끌던 기업 인수 목적 회사 백토IQ와 역합병(인수회사가 없어지고 피인수회사가 존속하는 형태)을 통해 올해 6월 나스닥에 상장한 니콜라는 테슬라를 위협할 경쟁 상대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한때 80달러에 육박했다. 시가총액으로 포드나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세계 굴지의 자동차 제조사들을 넘어섰다. 

그러나 실질적인 경쟁력에 대한 의문과 힌덴버그리서치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마지막 거래일인 18일에는 주당 34.19달러를 가리켰다.

니콜라 지분 35%를 보유한 밀턴의 자산은 한때 90억달러까지 불어 세계 부자 순위에서 188위까지 뛰어올랐으나 현재는 40억달러로 쪼그라든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니콜라 사기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이 회사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GM과 한화솔루션에도 불똥이 튈 조짐이다. 

GM은 이달 앞서 20억달러를 출자해 니콜라 지분 11%를 인수하고 2022년 말까지 니콜라의 픽업트럭 배저(Badger)를 생산하기로 했다.

니콜라에 1억달러를 투자한 한화솔루션은 이날 주식시장에서 7.40% 떨어진 3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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