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홍콩 침사추이의 한 점포에 시위대가 쓴 '나는 저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19일 홍콩 침사추이의 한 점포에 시위대가 쓴 '나는 저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홍콩 민주화 시위가 6개월째 이어지며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24일 구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비롯한 홍콩 정부, 그리고 홍콩 시위대에 대한 '민심의 심판대'로, 향후 시위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보도에 따르면 이날 홍콩 18개 선거구에서 구의원 452명을 뽑기 위한 투표를 진행한다. 이번 선거에는 유권자 413만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홍콩 시내 600여곳 투표소마다 보안요원, 경찰 등이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비 속에 투표가 진행된다.

홍콩 구의회는 우리나라 지방의회 개념이다. 홍콩 지방의회에까지 관심이 쏠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452명 구의원 중 117명이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홍콩 행정장관은 유권자의 직접선거가 아닌 1200명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이번 구의회 선거가 2022년 치러질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예기다.

실제로 지난 2015년 구의원 선거에서는 친중파 진영이 승리했다. 이에 2016년 12월 이뤄진 행정장관 선거인단 선출 당시 117명 선거인단을 친중파 진영이 독차지했다. 이로 인해 친중파 캐리 람 장관이 무난히 당선될 수 있었다.

하지만 홍콩 시위 격화 속에 열린 이번 선거에선 6개월째 이어져 온 시위 사태 등의 영향으로 범민주 진영이 승리할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앞서 2003년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때도 그랬다. 당시 홍콩 정부는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 제정을 밀어붙였다가 50만명이 참여한 반대 시위에 밀려 이를 철회했다. 당시 수개월 후 치러졌던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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