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으로 고가 예술품-클래식카-우승마까지 분할 소유
전세계 명품시장에서 '로빈후드'들이 코로나19 팬데믹에 소액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미술작품부터 슈퍼카, 심지어 경주마까지 명품자산의 분할소유를 앞세운 스타트업들이 무료증권거래앱 로빈후드처럼 코로나19 덕분에 인기몰이가 한창이라고 블룸버그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팬데믹에 떠오르는 명품 분할소유
2017년 설립된 '마스트웍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작품 일부 소유권을 증권화해 20달러에 팔고 있는데, 팬데믹 이후 수요가 급증했다. 이 스타트업은 이러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팬데믹 이후 미술작품 15점을 사들였다. 마스크웍스의 스캇 린 창업가는 "주식시장이 과열됐다고 보는 이들이 돈을 둘 다른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린 창업가에 따르면 마스터웍스는 팬데믹 이후 한 달 평균 1만명의 신규 유저를 끌어 들였다. 올 3월 17일 이후 마스터웍스는 15점의 작품을 3180만달러에 사들였다. 지난 2년 동안 작품 5점을 사들였던 것과 대조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린 창업자는 올해 작품 매입에 1억달러 넘게 쓸 것이라고 밝혔다.
분할소유는 미술 작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동전 같은 수집품, 빈티지카, 유명 경주마와 같은 명품자산의 소유권을 쪼게 보유하는 투자가 널리 퍼지고 있다.
'액퀴센트'는 고가의 클래식카 지분을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지난 3개월 동안 잠재 투자자들이 80% 늘었다. 유명 경주마에 투자하는 '마이레이스호스'는 투자자들이 4월 이후 3배로 늘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세계 3대 경마대회 중 하나인 켄터키더비에서 1등을 차지한 경주마 '오센틱'의 지분 12.5%를 매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센틱 몸값은 1500만달러(약178억원)에 달한다.
스니커즈, 만화책 같은 수집품의 지분을 파는 오티스는 창업 1년 만에 수집품 35점을 샀는데 이 중 25개를 3월 이후 매입했다. 지분은 최저 10달러에서 최고 42만5000달러다.
◇고가 예술품 가격 추적 힘들어
일반인들도 슈퍼리치들이 향휴하던 희귀 명품자산을 비교적 헐값에 분할 소유하며 소액 투자가 가능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로빈후드의 열렬한 사용자라는 제임스 스콜릭(40, 로스앤젤레스)은 지난 7월 인스타그램에서 마스터웍스에 대해 알게 됐고, 2주 후에 1만달러를 투자했다. 5000달러로 미국의 인기 초상화가 '조지 콘도' 작품의 일부 지분을 샀고, 나머지 5000달러로 영국의 유명 그래피티 예술가 '뱅크시'의 모나리자 작품 지분 일부를 매입했다.
스콜릭은 블룸버그에 미술품에 대해 "내 돈 일부를 투자하는 자연스러운 방식 같다"고 말했다.
예술품 시장에서 분할 소유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또, 작품 진위 여부나 하자는 매수자가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이러한 위험한 투자베팅의 재미가 배가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초고가 자산의 일부를 소유하는 짜릿한 경험의 기회가 일반인들에게도 주어지는 셈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데이비드 리터 애널리스트들은 "집에서 심심해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하지 않았던 것들에 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 예술작품의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 엄혹한 현실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고가의 예술작품은 투자 위험이 높고 가격 추이를 추적하기도 힘들다.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품들도 고가로 팔렸다가 급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씨티뱅크에서 미술관련 서비스를 했던 갤러리 오너 제프리 다이치는 "심지어 위대한 아티스트들 조차 고평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