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 후 실적 반등 노렸지만 '2차 대유행' 초기 단계 직면
되살아나던 소비심리 침체 우려, 유통업체 피해 최소화 주력

한산한 대형마트. 사진=연합뉴스
한산한 대형마트. 사진=연합뉴스

최악의 매출 부진을 딛고 회복세를 보이던 유통업계가 '코로나 2차 대유행' 초기 단계에 직면하면서 하반기 실적 회복에 적신호가 켜졌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되살아나던 소비가 다시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각 업체는 상반기 경험을 통해 구축한 대응 프로토콜을 토대로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다시 격상되면서 다중이용시설인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 회복에도 비상이 걸렸다. 역대 최장기 장마로 매출 부진을 겪은 유통업계는 하반기 추석 대목을 앞두고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11일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 직원들의 집단감염을 시작으로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영화관 CGV 등에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하면서 점포 폐쇄가 잇따랐다. 경기도 파주의 스타벅스 야당역점은 지난 12일 방문객 5명이 확진된 데 이어 현재까지 총 49명의 연관 확진자가 발생해 지점을 21일까지 폐쇄한다.

쿠팡 배송캠프에서 방문객의 체온 측정하고 있다.
쿠팡 배송캠프에서 방문객의 체온 측정하고 있다.

백화점 등 쇼핑시설의 경우 저위험활동으로 분류돼 2단계 격상에 따른 추가적 영업 제한은 없지만 불특정 다수와 접촉이 일어나는 만큼 소비자 발길이 줄어들 우려가 크다. 실제 유통업계는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최악의 시기를 겪은 바 있다. 롯데쇼핑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535억원으로 82.0% 줄었고, 이마트 역시 97.7% 감소한 10억원에 그쳤다.

기대했던 V자 반등도 멀어졌다. 지난달 유통업체 매출이 작년 90% 수준을 회복하고 내수 관련 지표가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3분기 실적을 낙관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닷새 연속 신규 확진자 수가 세 자릿수를 기록하자 다시 한번 실적 공포가 드리웠다.

광복절 황금연휴를 겨냥해 대대적인 할인행사와 이벤트를 벌였던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임시공휴일을 포함한 지난 주말 매출이 전년 대비 10% 안팎으로 신장했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겨우 띄운 소비 불씨가 꺼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유통, 식음료 업계는 영업장 방역을 강화하는 등 비상 운영체제에 돌입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에 서울·경기 모든 매장의 좌석을 30% 이상 축소했다. 할리스커피는 음식 섭취 전후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고객 건강 지킴이 수칙' 캠페인을 실시하고, 해당 내용을 담은 스티커를 매장 테이블에 부착했다.

광주 서구 신세계백화점에 거리두기 안내판이 설치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광주 서구 신세계백화점에 거리두기 안내판이 설치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만 업계는 상반기 같은 패닉은 재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기업 모두 이미 경험을 통해 코로나 대응 매뉴얼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연쇄 셧다운이 발생하더라도 수일간 영업을 전면 중단해야 했던 사태 초반과 달리 일부 소독제를 제외하면 방역 조치 다음 날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도 완화됐다.

고객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한 발 빠른 대응에도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매일 폐점 후 고객 접점 시설을 중심으로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에 대응해 점포별 방역 횟수를 두 배로 늘렸다.

신세계백화점은 2단계 지침에 맞춰 점내 아카데미와 키즈카페 이용 시 입장 고객 방명록을 작성하고 발열체크도 강화했다. 문화홀 입장인원을 제한하고 백화점 식음시설 테이블 수도 20~30% 축소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고위 임원급 긴급회의를 열고 강화된 추가 방역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 상당수가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소비심리 위축 우려가 크다”며 “향후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일선 매장까지 강력한 선제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