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은행 HSBC가 지난 10일 외국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베트남에서 현지화폐로 채권을 발행했다고 VN익스프레스가 12일 보도했다.
6000억동(약 306억원) 규모로 발행한 채권은 만기 3년짜리로, 쿠폰금리는 5.8%가 적용됐다. HSBC는 발행액보다 많은 수요가 몰렸다며,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지역에서 채권시장이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팀 에반스 HSBC 베트남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채권 발행은 HSBC의 베트남 진출 15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자, 베트남에 대한 장기 투자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현지 기업과 자본시장의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SBC 측은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권 발행액 비율이 2018년 9.01%에서 지난해 11.3%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이나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국가(20~50%)들에 비하면 아직 적은 수준이라며, 베트남 정부가 채권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법체제 등을 포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노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베트남 내 회사채 발행액은 159조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했다. 은행과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전체 발행액의 59% 이상을 차지했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기업들의 채권 발행이 급증하자 상환 불능 가능성을 우려해 채권 발행 규제를 강화했다. 기업들의 채권 발행은 연간 2회, 총 발행액은 자기자본의 5배로 제한됐다.
김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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