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적자 약 2000억원 육박
할인점·영화관 실적 부진 두드러져
부진 점포와 사업 정리 빨라질 듯

롯데쇼핑
롯데쇼핑

롯데쇼핑이 '코로나19' 여파에 최악 실적을 기록했다. 소비심리 악화에 정부의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 다중이용시설 회피 영향 등의 복합적 요인으로 실적이 곤두박질 친 것이다.

롯데쇼핑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8.5% 감소했다고 6일 공시했다. 매출은 4조459억원으로 9.2%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199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대형마트 부진이 특히 뼈아팠다. 롯데마트는 2분기 영업손실 57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230억원 늘었다. 5월 중순부터 시작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 것이 직격탄이 됐다는 평가다.

신선식품 등 주력 품목 수요를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경쟁 업체에 빼앗기며 객수와 매출이 급감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수익성마저 악화됐다. 집객 감소로 기존점 매출도 9.5% 줄었다.

국내 사업에서만 640억원의 적자를 봤다. 점포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충당금만 86억원이다. 해외사업도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현지 사업이 부진하며 해외 영업이익도 55.1% 줄어든 70억원에 그쳤다.

백화점도 기대에 못 미쳤다. 롯데백화점 2분기 영업이익은 439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40.6% 감소했다. 매출도 12.3% 감소한 6665억원에 그쳤다. 명품과 가전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기존점 매출이 10.4% 줄며 부진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명품 비중 탓에 보복소비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고마진 패션 상품군 매출 부진도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그마나 중국에서 철수한 해외사업이 흑자로 전환하고 판관비를 9.4% 절감하며 하락폭을 만회했다.

롯데슈퍼
롯데슈퍼

슈퍼 사업은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한에 따른 고객 이탈로 매출이 9.2% 감소한 4298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은 96억원이다. 다만 판관비 절감과 부진점포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며 적자폭을 102억원 줄이는데 성공했다. 

연결 자회사인 롯데하이마트와 홈쇼핑은 늘어난 가전 수요와 비대면 소비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렸지만 전체 실적을 방어하긴 역부족이었다. 특히 영화관을 운영하는 컬처웍스는 휴관에 관객 감소가 지속되며 부진했다.

롯데하이마트 2분기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51.1% 급증했다. 매출도 1조1157억원으로 4.2% 늘었다. 고효율 프리미엄 가전 성장과 비대면 수업 및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PC, TV 관련 상품군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온라인 사업과 프리미엄 상품 강화로 영업이익률도 1.9%포인트(p) 개선했다.

같은 기간 롯데홈쇼핑 역시 비대면 소비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1%, 13.3% 늘었다. 헬스케어 등 건강상품과 직매입 상품 확대로 지속적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롯데는 온라인 강화와 배송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반등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4월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 오픈 이후 계열사 교차 이용 고객도 늘었다. 특히 점포 기반의 물류 거점화를 적극 추진한다. 바로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중계·광교점은 매출이 164% 늘며 가시적 효과도 거뒀다. 롯데는 연내 바로배송 점포를 15곳으로 늘리고 옴니 채널을 통한 차별화 전략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롯데쇼핑은 일단 부진 점포 정리 등 구조조정으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상반기 실적이 나온 이후 롯데쇼핑의 점포 정리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 2월 2019년 실적 발표 후 "운영효율성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700여개 점포 중 30%인 200여개 점포를 향후 3~5년간 순차적으로 정리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지난 5월 1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매장 폐점 일정을 앞당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2분기에도 대형 집객시설 기피와 소비심리 악화로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할인점의 경우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스토어 구축을 통해 배송 차별화를 꾀하고, 롯데온을 활용한 온라인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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