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에서 회복하는 것이 전 세계 부(富)의 성장세에 최대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올해에만 전 세계 자산규모가 최대 16조달러(약 1경9256조원) 쪼그라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최근 '2020년 글로벌 웰스 20차 보고서: 자산관리의 미래-CEO 아젠다'라는 제목을 붙인 보고서에서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 부의 흐름을 살펴보고 앞으로 20년 동안 자산관리 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예측했다.
◇글로벌 富 '탄력 성장' 20년새 3배↑...주식·펀드 투자에 '쏠림'도
BCG는 지난 20년 동안 부의 증가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탁월한 회복력이라고 짚었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2001년 9·11 테러,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등 여러 차례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탄력 회복성을 보여주면서 세계 개인 자산은 1999년 80조달러에서 2019년 말 2260조달러까지 약 20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거대한 디지털 혁신 덕에 시장 접근이 쉬워지고 생산성이 높아진 데다 세계화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개인의 경제활동 영역이 넓어진 게 부의 성장에 이바지했다는 분석이다.
시대의 변화 속에 부의 확대를 경험하는 주체도 늘어났다. 특히 아시아, 동유럽,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로 대변되는 '성장시장'은 탄탄한 경제 성장과 개인 저축률 증가에 힘입어 빠른 부의 확대를 맛보았다. 이들 지역이 전 세계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9.3%에서 2019년 말에는 25.3%까지 증가했다
세계 부유층도 확대됐다. 전 세계 백만장자 수는 1999년 약 890만명에서 2019년 말 2400만명을 넘어 거의 3배 증가했다. 백만장자들은 전 세계 금융자산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주식과 펀드에 대한 투자 비중에 따라 부의 쏠림은 가속화했다. 총 금융자산이 1억달러가 넘는 개인은 포트폴리오 가운데 주식과 펀드 비중을 절반 넘게 분배하면서 장기 랠리의 수혜를 입으며 부가 빠르게 증가했다. 자산이 25만달러 미만인 개인은 주식과 펀드 비율이 9% 수준에 그치며 부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팬데믹 '복병' 3가지 시나리오...亞, 글로벌 富 증가 이끌 듯
부의 성장세에 복병으로 떠오른 건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이다. BCG는 이번 위기가 세계 시장에 전례 없는 도전과제를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는 전 세계 부가 축소할 가능성이 크며 장기적으로는 경제 회복 속도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코로나19발 경기 침체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에 따라 부의 성장세가 좌우될 것이라며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경제가 고속 회복하는 최고의 시나리오에서 개인 금융자산 규모는 2019년 226조달러에서 2024년 282조달러로 연평균 4.5%씩 증가할 것으로 봤다. 완만한 경제 회복이 진행될 경우엔 올해 자산규모가 215조달러로 줄어든 뒤 2024년에 265조달러를 기록, 연평균 3.2%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혼란이 장기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자산규모가 올해 210조까지 쪼그라든 다음 2024년 243조달러를 가리킬 것으로 예측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4%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지역이 전 세계 부의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BCG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자산규모가 향후 5년간 매년 5.1~7.4% 늘어나 2022년에는 서유럽을 제치고 북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 지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북미의 연간 자산 증가율은 -0.6~3.7%를, 서유럽은 1.6~3.6%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역외 자산 움직임은 지속적인 변화가 예상됐다. 역외 자산은 1999년 3조1000억 달러에서 2019년 9조6000억 달러로 3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전체적인 부의 위축으로 올해 역외 자산은 5.4~10.2% 감소할 수 있다고 BCG는 지적했다.
지역별로는 부의 증가 추세와 발맞춰 역외 자산에서 서유럽이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는 계속되고 아시아의 점유율은 점점 증가해 2024년 4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보고서는 BCG가 글로벌 자산관리 업계를 진단해 내놓은 글로벌 웰스 보고서(Global Wealth Report)를 발표하기 시작한 지 20주년을 맞아 발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