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홀딩스 사장 및 대표이사 선임
한국 이어 일본까지 장악 '원톱' 체제공고히
신동주, 표대결서 6번째 패배 입지 좁아질 듯

롯데그룹 창업주 故 신격호 명예회장 빈소
롯데그룹 창업주 故 신격호 명예회장 빈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명실상부한 '한·일 롯데 원톱' 자리에 올랐다.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단일 대표이사에 선임된 것과 동시에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신 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하는 내용이 담긴 유언장이 공개된 것이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자신이 제안한 신 회장의 이사 해임 안건이 또 다시 부결되며 궁지에 몰렸다는 평가다.

24일 롯데지주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7월 1일 부로 신 회장을 롯데홀딩스 사장 및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기존 대표이사였던 츠쿠다 다카유키 사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이사직만 유지한다.

이로써 신 회장은 일본롯데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를 직접 이끄는 단일 대표이사 사장이자 일본 롯데그룹의 회장에 오르며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을 완벽히 장악하게 됐다.

신 회장은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선대회장의 업적과 정신 계승이 어느때보다 필요하다”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롯데그룹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창업주 故 신격호 명예회장 빈소에서 신동빈 회장.
롯데그룹 창업주 故 신격호 명예회장 빈소에서 신동빈 회장.

이와함께 신 회장은 신 명예회장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자신을 후계자로 지목하는 내용이 담긴 유언장을 발견한 사실을 공개했다.

유언장에는 사후에 롯데그룹(한국, 일본 및 그 외 지역)의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고 기록돼 있다. 또 “이후 롯데 그룹의 발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전 사원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라”는 유지(遺旨)도 담겨 있다.

유언장은 신 명예회장이 2000년 3월 자필로 작성하고 서명해 도쿄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신 명예회장 타계 후 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됐던 사무실과 유품 정리를 하던 중 발견됐다.

이달 일본 법원에서 상속인들의 대리인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봉됐으며 롯데그룹의 후계자는 신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과 함께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롯데는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후 이런 내용을 한일 양국의 롯데그룹 임원에게 전달하며 “창업주님의 뜻에 따라 그룹의 발전과 롯데그룹 전 직원의 내일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제기한 신 회장의 이사 해임 안건과 정관 변경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4월 신 회장 이사 해임의 건과 유죄 판결을 선고받은 인물의 이사 취임을 방지하기 위해 이사 결격 사유를 신설하는 정관 변경의 건을 담은 주주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당시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롯데그룹의 브랜드 가치와 평판, 기업가치가 훼손됐다”며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 대표이자 주주로서 롯데홀딩스의 기업지배구조 기능이 결여된 현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 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될 경우 일본회사법 854조에 따라 법원에 신 회장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소송을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 직후 “앞으로도 롯데그룹 경영 안정화를 위해 지속해서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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