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헬멧대란'이 벌어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마스크대란이 벌어진 지 얼마 안 돼 이번엔 헬멧이 '없어서 못 파는 사태'가 빚어졌다. 헬멧 수요가 짧은 시간에 폭증한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22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8일 진행된 중국 쇼핑축제 '6·18' 기간 알리바아와 징둥 등 전자상거래를 통해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애플과 화웨이, 거리전자 등 가전제품이었다. 이어 화장품과 마오타이주(酒) 등도 판매 순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이한 점은 헬멧이 갑자기 쇼핑 품목 상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공안부가 지난 1일부터 전국적으로 전동차와 자동차를 이용할 때 반드시 헬멧과 안전벨트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해서다. 이른다 '일모일대(一盔一帶)' 정책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일모일대 정책 안착을 위해 강제하기보다 선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정책 위반 때 엄히 처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저장성은 다음달 1일부터 헬멧 미착용자에게 최대 2만위안(약 342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일모일대 정책으로 헬멧 수요가 폭증했다. 공급 부족으로 가격도 폭등했다. 오토바이는 물론 전동자전거 운전자까지 모두 헬멧 구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 내 오토바이와 전동자전거 등록 통계를 참작하면 앞으로 중국 내 헬멧 수요는 5억개 이상 더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선영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중국 헬멧시장 규모는 30억위안(약 5130억원) 수준이지만, 앞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에 일부 장난감 공장이나 화장품 용기공장이 헬멧공장으로 바뀌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중국에서 처음으로 공식적인 (헬멧) 의무 착용법이 생겼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 중국 내 헬멧공장이 완전가동되고 있고, 수입량도 늘리고 있지만,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단계별 정책을 실행할 정도"라고 했다.
그는 또 "중국은 이미 마스크 생산 과정에서 급격히 생산량을 늘리더라도 품질이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을 것"이라며 "고품질 생산능력을 확충시킬 수밖에 없고, 당분간 관련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