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화상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신화·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화상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신화·연합뉴스]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신냉전'으로 몰아가고 있다. 중국을 바꾸려는 희망사항은 버려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조된 미·중 갈등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미국을 바꾸거나 미국을 대신할 의도가 없다"며 "미국이 중국을 바꾸려는 것도 (포기해야 할)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 내 일부 정치세력이 중·미 관계를 인질로 삼아, (두 나라) 관계를 이른바 '신냉전' 벼랑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왕 부장은 또 중국이 제정하려고 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에 대해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어떠한 외부 간섭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송환법 파동 이래 홍콩 급진 세력이 기승을 부리면서 폭력이 격화하고 외부 세력이 불법 개입해 중국의 국가 안보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홍콩보안법은 잠시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왕 부장은 대만에 대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미국에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 대만에 추진 중인 미국의 무기 수출 등을 문제 삼은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주 관행을 깨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연임을 축하하는 성명을 내 중국의 반발을 샀다.

왕 부장은 "중국도 바이러스 감염 피해자"라며 미국이 거듭 주장하고 있는 코로나19 책임론, 배상론도 일축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과의 핵협상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미 양측과 계속 상호작용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무역전쟁이 일단락되며 잠잠했던 미·중 갈등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다시 극적으로 고조됐다. 최근에는 홍콩보안법, 양안(중국·대만)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맞물려 세계 양강(G2)의 관계가 파탄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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