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귀재 워런 버핏도 믿는다는 하워드 막스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지원이 영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회사채 시장에서 연준의 지원은 잠깐이고 지원이 끊기면 엄청난 고통이 시장을 덮칠 것이라고 막스는 경고했다.
◇ 연준 지원 영원할 수 없다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오크트리캐피털의 공동창립자인 막스는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영원히 시장을 지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시장을 주도하는 세력이 아니었다면 주식과 채권이 팔리지 않을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후퇴하면 투자자들이 매수 역할을 주도할 것이고 그러면 시장 가격은 지금과 같은 수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은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이러한 약속에 따라 주식과 채권 가격이 올랐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지원이 이러한 상승세를 정당화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서,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오랜 증시 격언을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인위적 부양으로 좀비기업 양산할 수도
하지만 막스는 이러한 격언에 반기를 들었다. 일단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은 매우 느리고 일시 중단될 수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기업들의 현금이 앞으로 몇 개월에 걸쳐 소진되면 채무 디폴트(상환불이행)와 파산이 잇따를 것이라고 막스는 내다봤다.
이달 들어서만 니먼마커스, JC페니, J크루, 스테이지 스토어 등 4개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파산했다. 더 큰 문제는 연준이 정크본드(투자부적격 회사채)까지 매입하면서 좀비 기업을 양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로얄캐리비어크루즈'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운행을 중단했고 매출이 거의 제로(0) 수준이지만, 수익률 11%의 회사채를 팔아 33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막스는 "연준의 매입으로 인위적인 지지를 받는 시장에서는 이런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포템킨 경제, 연준 후퇴하면 붕괴
막스에 따르면 오크트리는 3월 중순만 해도 회사채 시장에서 "매우 활동적인 매수자"였다. 그러나 연준이 회사채 개입을 발표한 이후 시장에서 빠져 나왔다고 막스는 말했다.
막스는 "이론상 연준이 공격적으로 산다면 모든 시장을 부양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는 '포템킨 시장', '페이크'(가짜)에 불과하며 연준의 매입이 끝나는 순간 무너질 수 있다고 막스는 경고했다.
포템킨은 호황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초라한 경제상황을 의미한다.
막스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도 "파산이 없는 자본주의는 지옥이 없는 가톨릭과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블룸버그와 이번 인터뷰에서 연준이 회사채를 지지하면서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연준의 지지를 전면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막스는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연준이 그렇게 해서 다행"이라며 "어떤 조치가 예측불가능한 부정적 결과를 유발한다고 해서 모두 실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