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육상유전./사진: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육상유전./사진: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이달 들어 30% 이상 오르는 등 가파른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의 봉쇄 완화와 OPEC+의 감산으로 초과공급에 대한 우려가 축소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유가가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것이란 데는 불안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4.74달러(8일 기준)로 지난달 말보다 31.3% 상승했다.

연초부터 지난달 하순까지 이어진 가파른 내림세를 벗어나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1월 초 63달러를 돌파했던 WTI는 2월 50달러 안팎으로 내려온 뒤 3월부터 급락세를 타면서 지난달 15일 20달러선이 깨졌다. 20일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OPCE+의 감산이 시작됐고 코로나19 확산세 완화로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의 원유재고가 여전히 증가 추세란 점 등에서 현재의 기대감은 다소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략 비축유를 제외한 미국 원유재고는 5.32억배럴로 전주보다 459만배럴 증가했고 코로나 진정 이후 경제가 정상화된다고 하더라도 원유 수요 확대가 가시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비대면 활동 증가로 교통발 원유 수요가 코로나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원유공급 감소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OPEC+가 이달 1일부터 두 달간 감산을 결정했지만 계획대로 이행할지 여부가 아직 미지수란 것이다.

김 연구원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의지는 강력해 보이지만 사우디 다음으로 OPEC 내 원유 생산량이 많은 이라크는 아직 고객들에게 원유공급 감소 여부에 대해 공지하지 않았고 감소 방법에 대해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이라크의 5월 원유생산량은 4월과 동일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셰일 원유생산량도 유가가 회복되면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요 미국 셰일업체들이 유가가 30달러에 도달하면 원유생산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연구원은 "유가의 추세적 상승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현재의 원유 초과공급 국면은 3분기 이후에나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