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서 종식 선언 사흘 앞두고 에볼라 재발...저지 노력 수포로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가 1만8800여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이 1만8300여명으로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사태 수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지만, 각국의 봉쇄·격리정책이 급격한 우상향 추세를 보이던 감염자 곡선을 평탄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상 조치 해제 등을 둘러싼 미국과 이탈리아의 온도차가 더 두드러지는 이유다.
◇전세계 코로나19 사망자 10만명 돌파...뉴욕 상황 호전되나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10일 오후 6시(한국시간 11일 오전 7시)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0만2026명이다. 나라별로는 이탈리아(1만8849명), 미국(1만8316명), 스페인(1만5970명), 프랑스(1만3197명), 영국(8958명) 등의 순으로 희생자가 많았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 세계에 걸쳐 168만1964명이다. 미국이 49만1358명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15만7053명), 이탈리아(14만7577명), 프랑스(12만5930명), 독일(12만157명) 등 역시 미국과 유럽에서 확산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진원지인 뉴욕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회견에서 뉴욕주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7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스페인, 이탈리아보다 확진자 수가 더 많다는 얘기다.
그는 다만 바이러스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지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지난달 말 사실상의 외출금지 명령을 발동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뉴욕에서는 사흘째 기록을 경신하던 사망자 수가 이날 감소세로 돌아섰고, 집중치료를 받고 있는 중증 환자 수도 줄기 시작했다.
◇美트럼프 "경제활동 정상화 추진" vs 伊콘티 "비상조치 연장"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경제를 정상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회견에서 바이러스 확산세가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전국 감염자 곡선이 평평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사망자 수가 최소 10만명 이상인 백악관의 예측을 크게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준수 기간이 끝나는 5월부터 경제활동을 정상궤도로 되돌리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경제 정상화를 위한 초당적인 위원회를 구성해 다음주에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주세페 콘티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이동제한과 휴업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취한 사실상의 봉쇄(록다운) 조치를 다음달 3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감염자 곡선이 평평해지기 시작하자 재계를 중심으로 경제활동 재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에 대해 콘티 총리는 "지금까지의 노력을 낭비할 수 없다"며 "어려운 결단이었지만, 내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종식 선언 사흘 앞두고 재발한 에볼라..."꺼진 불도 다시 봐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비상조치를 섣불리 완화하거나 해제하면 바이러스의 재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이날 에볼라가 재발한 사례를 들어 코로나19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WHO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베니에서 이날 새 에볼라 확진자가 나왔다. 이 나라 정부는 사흘 뒤 에볼라 종식을 공식 선포할 계획이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출구전략은 있을 수 없다"는 에볼라 사례가 코로나19 사태에 주는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늘 다시 시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이 에볼라 종식을 선포하려면 앞으로 42일간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그간의 확산 방지 노력이 물거품이 된 셈이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도 이날 CNN과의 회견에서 경제활동 정상화 가능 여부는 바이러스가 결정할 것이라며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를 뒤로 물릴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