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이 새롭게 내놓은 수수료 정책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그동안 ‘깃발꽂기’로 사장님들을 속상하게 했던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인데 오히려 ‘배신의 민족’이라는 말까지 나오면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걸까.
◇‘깃발꽂기’ 해결했다는데…뭐가 문제야?
그동안 배민의 수수료 정책은 월 8만8000원을 내면 되는 정액제다. 정액 요금을 더 내면 점포 광고를 더 상단에 노출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일명 ‘깃발 꽂기’다. 일부 음식점들은 이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해 정액서비스를 10개 이상 구입해 반복 노출시키기 시작했다.
깃발 꽂기를 하지 못하는 업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언론에서도 이 문제를 지적하자 배민 측은 새 요금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도입된 것이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수수료 개편안. 정률제다. 이 요금제에선 광고를 많이 할 필요가 없다. 매출의 5.8%의 수수료만 내면 된다. 배민 측은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전국 14만 음식점 중 52%가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본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정률제가 적용되면서 수수료 부담이 더 커졌다는 것. 안그래도 ‘코로나19’이후 매출 중 배달 의존도가 커진 상황이다. 한 업주는 “5.8% 수수료에 부가세를 더하고 3.3% 외부 결제 수수료를 더하면 사실상 매출의 10%를 배민에 지불해야하는 셈”이라며 “이전 수수료 부과 체계보다 부담해야 할 금액이 2배 이상 커졌다”고 호소했다.
◇공공 배달앱 ‘배달의 명수’는 뭐야?
배민의 새 수수료 체계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도 나서 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배민의 수수료 변경을 “독과점 횡포”의 시작이라고 비판하면서 공공 배달앱 개발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군산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배달의 명수’를 언급했다.
배달의 명수는 전북 군산시가 선보인 공공 배달앱 서비스다. 민간 배달앱과 달리 앱 이용 중개 수수료와 광고료가 없다. 배달 수수료는 고객이 전액 내거나 업체와 고객이 반반 내는 형식이다. 해당 서비스는 출시 후 첫 주말 이틀간 하루 평균 242건에서 보름 만에 355건으로 50% 가량 주문이 늘었다.
배달의 명수가 호평을 받으면서 서울 광진구도 배달 수수료를 확 낮춘 공공배달앱 ‘광진 나루미’를 개발 중이다. 역시 중개 수수료와 광고료가 없다. 울산 울주군도 추경예산안에 1억7000만원을 편성하고 공공 배달앱 개발을 시작했다. 업계와 자영업자 사이에선 정부가 배달앱을 적극적으로 규제하고 ‘공공 배달앱’이 전국적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배신의 민족”…배민 탈퇴운동 러시
배민을 주로 이용했던 소비자들도 ‘배신의민족’이라고 비난하며 잇단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배민 앱 다운받고 관리할 수 있는 구글플레이스토에는 배민의 수수료 개편안을 비판하면서 탈퇴하겠다는 후기들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수수료 부당 이득 어플 삭제한다”라고 남겼고 또 다른 소비자도 “어려운 시기에 자영업자들을 옥죄는 수수료 인상은 잘못됐다”며 “탈퇴하고 앞으로 전화로 주문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