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커머스 공룡’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왔다.”
이커머스 업계가 다시 ‘매각설’에 휩싸였다. 이번 주인공은 업계 1위인 이베이코리아.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곳으로 국내 최대 이커머스다. 지난해 거래액은 16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티몬 매각설에 이어 다시 대형 이커머스 업체가 매각설에 휩싸이면서 이커머스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이커머스 1위, 5조원 매물로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는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베이코리아 인수 대상자 물색에 나섰다. 매각 대상은 이베이가 보유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 이베이는 매각가격으로 거래액의 0.3%인 5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베이코리아는 매각설에 대해 “공식적인 코멘트가 없다”며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 하지만 업계는 이베이 본사의 구조조정이 이번 매각의 배경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베이는 지난해부터 엘리엇매니지먼트, 스타보드밸류 등 행동주의 헷지펀드의 요구(자회사 매각, 분사, 구조조정 등)를 상당 부분 이행 중이다. 작년 스텁허브(StubHub)를 40.5억 달러에 매각했고 현재 광고사업부문도 매각 단계에 있다.
시그널은 또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이례적으로 배당을 하면서 약 3000억원 가량이 본사로 유입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 시그널은 충분히 감지된 상황”이라며 “그동안 이커머스 업계의 M&A가 쉽지 않았지만 이베이 상황 변화로 이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롯데, 신세계, 사모펀드 등 인수후보군 거론
인수 후보군으로는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국내 유통 대기업과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인터넷 기업,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가 거론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온라인 사업 확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베이코리아 몸값이 5조원으로 크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사모펀드가 개입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그동안 이커머스의 M&A 전례를 봤을 때 매각이 철회되는 시나리오도 예상해 볼 수 있다. 2017년 SK텔레콤의 11번가 지분 매각 시도가 있었으나 당시 인수 후보군이었던 롯데에서 경영권 양도를 요구하면서 무산됐다. 지난해 티몬 매각설도 흘러나왔으나 현재까지 진행된 바는 없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산업은 고성장 하는데 이익회수기에 도래한 기업이 한 곳 밖에 없었다는 점 ▲기업군은 적자폭이 과대했고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며 자본잠식을 반복했다는 점 ▲분별없는 가치평가로 가격 협상 단계에서 이견이 발생한 점 ▲기존 유통업체는 다소 보수적 시각으로 접근했던 점 등이 꼽혔다.
이베이코리아가 처한 상황도 그닥 매력적이진 않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곳이지만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5년 801억원이던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은 2016년 670억원, 2017년 623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다 2018년 486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5조원’이라는 높은 매각가도 M&A에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 위메프, 티몬 등 기존 소셜커머스 공세로 이베이코리아 위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며 “수익성과 성장성이 정체된 상황에서 선뜻 5조원을 투자할 곳이 있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커머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제시 가능한 가격”이라면서도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그룹 시가 총액이 2조원대인 점을 미뤄 볼 때 ‘5조 매각설’이 현실화되더라도 가격의 적정성에 대한 이견이 제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베이는 지난 2001년 옥션을 인수하면서 한국에 진출, 오픈마켓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09년 경쟁사였던 G마켓을 인터파크로부터 인수했으며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에 따라 합병에 성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