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중 무역협상 비관론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시도가 증시를 압박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2.22포인트(0.53%) 하락한 2만6,807.7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5.18포인트(0.84%) 내린 2,966.6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18.83포인트(1.46%) 급락한 7,993.63에 장을 마감했다. S&P500과 나스닥은 3거래일 연속 밀렸다. 전일 강보합세로 장을 마무리했던 다우도 고개를 떨궜다.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개장 분위기는 좋았다. 미중 무역이슈에서 훈풍이 불어온데 힘입어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장을 출발했다. 전일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10월7일 주간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자국내 국영 및 민간기업에게 미국산 대두를 보복관세 적용 없이 사들일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신화통신은 미국의 일부 관세면제에 상응해 중국 정부가 기업들의 미국산 농산물 계속 구매를 지원하고 있다고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를 인용해 웨이보에 보도했다.
하지만 장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불지핀 미중 무역협상 비관론이, 장 후반에는 민주당의 트럼프 탄핵 시도가 뉴욕증시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를 조사하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내부고발이 특히 파문을 키우며 금융시장의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탄핵 이슈가 본격화하기 직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다음달 예정된 무역협상을 앞두고 조성된 유화적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래는 글로벌리스트의 것이 아니다"라며 국수주의적인 주장을 한껏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은 약속했던 개혁을 도입하지 않았다"며 "막대한 국가 보조금을 사용하고 지식재산권을 훔쳤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를 만났으며,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도에 관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로 뒷걸음 치던 뉴욕증시에 오후 장 들어 정치 불안 압박이 더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원조 취소를 무기삼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신임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민주당 경선 후보와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을 조사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 미국 하원 내 3개 위원회가 조사 중이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당초 하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촉구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조사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는 내부고발까지 나오자 탄핵 지지가 확산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내용을 공개하겠다며 응수했다. 이에 뉴욕증시는 일시적으로 낙폭을 만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워싱턴포스트(WP)의 단독 보도가 나오자 뉴욕증시는 다시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절차를 위한 공식 조사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WP는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절차를 수행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민주당 지도부들과 함께 논의했다고 다수의 의원들과 보좌관들을 인용해 신문은 전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도 부진한 흐름을 연출했다. 콘퍼런스보드(CB)에 따르면, 9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25.1로 전월대비 9.1포인트 하락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예상치 133.0을 크게 밑돌았다. 전월 기록은 135.1에서 134.2로 하향 수정됐다.
소비자들의 현상황평가지수는 169.0으로 전월대비 7.0포인트 하락했다. 전월 기록은 177.2에서 176.0으로 낮춰졌다. 6개월 뒤에 대한 기대지수도 95.8로 10.6포인트 내렸다.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다. 전월 기록은 107.0에서 106.4로 하향됐다.
넷플릭스는 4.26% 내렸다. 피보탈리서치는 넷플릭스의 목표주가를 종전 515달러에서 350달러로 대폭 하향했다. 피보탈리서치의 제프리 월더작 애널리스트는 콘텐츠 비용이 "예상보다 현저히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됐다.
뉴욕증시 11개 업종 중 9개 업종이 하락했다. 에너지섹터가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1.63% 내려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는 커뮤니케이션서비스섹터가 1.34% 내렸고, 재량소비재섹터는 1.19% 하락했다. 반면 유틸리티섹터는 1.06%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