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낮췄다. 지난 7월 말 이어 올 들어 두번째 금리 인하다. 하지만 앞으로 더 금리를 낮추지는 않을 것을 시사하면서 시장의 완화 기대감이 낮아졌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1.75~2.00%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성명서에서 FOMC는 "가계지출이 강한 페이스로 증가해왔지만, 기업 고정투자와 수출은 약해졌다"고 설명하며 이전에 비해 경제활동에 대한 판단을 미세하게 낮췄다. 종전 성명서에서 FOMC는 "가계지출이 연초에 비해 반등한 듯해 보이지만, 기업의 고정투자 성장세는 약한 상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고용시장에 대해서는 "고용 증가세가 견조했고, 실업률은 낮게 유지됐다"는 종전의 판단을 유지했다.
FOMC는 별도로 초과지급준비금에 지급하는 이자율(IOER, 초과지준금리)은 30bp 내려 1.80%로 조정했다. 최근 하루짜리 레포 시장이 요동을 치며 시장의 연방기금금리가 연준 목표 상한선을 넘어선데 대한 기술적 미조정이다.
FOMC는 또한 비은행기관들의 여유자금을 예치하는 하루짜리 역레포(RRP) 금리를 1.70%로 역시 30bp 인하했다. 이에 따라 역레포 금리는 금융위기 이후 도입한 금리 목표범위제 이후 처음으로 연준 목표 하한선 아래로 낮아지게 되었다. IOER를 낮추는 조정을 지속한 끝에 RRP 금리와의 차이가 미미해진데 따른 미조정이다.
하지만 정책위원들의 금리정책 전망(일명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연방기금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1.875%로 50bp 하향됐다. 지난 6월에 비해 25bp 하향된 것이나, 현재와 동일한 수준으로 금리를 계속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컨센서스를 보여준다. 이번 FOMC에서 인하된 것과 같은 수준으로, 더 이상의 추가 금리인하를 전망하지 않는다는 점이 시사됐다. 2021년 말 전망치의 중간값은 2.125%로 25bp 낮춰졌다. 금리를 다시 인상하는 구상이다. 장기 지배적인 금리(중립금리) 추정치 중간값은 2.50%로 유지됐다.
다만 점도표를 제출한 17명의 위원 중 7명의 위원은 올해말까지 금리를 1.50~1.75%로 추가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주 머니마켓에서 나타난 자금조달 압력과 관련해 당장 대차대조표 확대로 대응하지는 않을 뜻을 밝혔다. 다만 재 확대하는 방안을 앞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재개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인하 결정에도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준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준 총재가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에 반해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50bp의 과감한 금리인하를 주장하며 역시 25bp 인하 결정에 반대했다.
연말까지 3개월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말 금리에 대한 위원들의 의견을 극명하게 갈렸다. 나머지 정책위원 중 5명은 연내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현 수준에서의 연내 금리동결을 주장한 위원도 5명이었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인하에 대해 "위험들에 대한 보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성격을 규정했다. 이어 "경제에 대한 기본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 이후로는 보다 뚜렷한 금리전망이 어렵다"며 "미리 정해진 정책 경로는 없다. 앞으로는 지표에 전적으로 의존해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무역정책 관련 긴장은 '봉합되고 약해졌다'(waxed and waned)"고 진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해외 경제에서 추가적인 약세의 신호가 목격됐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분명하게 억제된 채 유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파월 의장은 "경제가 약해진다면 보다 강한 금리인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무역정책 이슈와 관련 "업 다운 이후 다시 업된 상태"라면서 "무역정책은 경제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일부 요소다. 연준의 정책수단은 여전히 무역정책 충격에 대응하는데 작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