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성장률 연 7%..금융시장 규모 작아 선점 가능성 커

국내 은행들이 캄보디아의 성장률에 주목하며 현지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이 현지 금융업체를 사들인 데 따라 국내 주요은행들은 캄보디아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는 분위기다. KEB하나은행도 인수·합병(M&A)을 전제로 현지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은 캄보디아 현지 금융사인 '비전펀드 캄보디아(VisionFund Cambodia)'를 인수를 완료했다. 사명을 'WB파이낸스'로 변경했다. 리테일 영업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WB파이낸스는 2003년 설립돼 총자산 2200억원 규모의 여·수신 기능을 모두 갖춘 금융사다.

앞서 지난 3월에는 현지 금융시장 진출을 추진해온 NH농협은행이 캄보디아 소액대출기관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NH농협은행은 이달 초 국내에 사전신고 절차를 마쳤다. 현재 진행 중인 캄보디아 금융당국의 인가 심사를 마치면 내달 인수 절차가 완료된다.

IBK기업은행은 캄보디아 프놈펜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행정절차에 착수했다. 현재 예비인가는 받은 상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이미 캄보디아에서 4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지역은행들도 움직이고 있다. 전북은행은 2016년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을 사들였다. DGB대구은행은 올해 초 캄보디아 여신전문 특수은행 캠캐피탈 은행을 매수하고 사명을 'DGB 스페셜라이즈드 뱅크'(Specialized Bank)로 변경했다.

국내 은행들이 앞다퉈서 캄보디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은 높은 성장률 때문이다. 캄보디아는 성장률이 연 7%에 달할 정도로 고공행진 중이다. 그러나 금융시장 규모는 작다. 금융권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전체 성인인구 중 17%만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중 저축 상품을 이용하는 비율은 5%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은행 입장에선 싼값에 캄보디아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득이 된다"면서 "M&A를 통해 캄보디아에 진출하면 영업 범위 제한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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