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폭 5개월 만에 최대..역대 최장 추석연휴 영향

전금융권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이 10조원 늘어났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발표가 무색하게 증가폭이 5개월 만에 최대로 확대됐다.
금융위원회가 8일 내놓은 '2017년 10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금융권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10조원으로 전월(6조2000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장이었던 추석연휴로 결제자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지난 5월(10조원) 이후 5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달(13조9000억원)에 비해서는 감소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74조5000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분 98조8000억원의 75%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는 신용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외 기타대출이 역대 최대폭으로 늘면서 급등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56조원(한국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 달 사이 6조8000억원 증가했다. 10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월간 기준으로 올해 들어 최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추석연휴 이후 신용대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면서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의 신용대출이 지속해서 나가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은 564조3000억원으로 전월(3조3000억원)과 같은 3조3000억원 늘었다.
열흘에 가까운 추석 연휴 때문에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000호로 전월(8000호)의 반 토막이 됐고, 개별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도 축소됐다. 그러나 집단대출이 늘어나며 전월과 비슷하게 증가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과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 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구성된 기타대출 잔액은 19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사이 3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신용대출 증가액은 2조6000억원이었다.
기타대출 증가액은 8월 3조4000억원에서 9월 1조7000억원으로 줄었다가 10월 다시 8월 수준으로 돌아왔다. 기타대출 증가액은 2008년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치다.
최장기 연휴에 따른 소비성 자금 수요가 늘어난 점이 기타대출 증가세로 이어졌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카카오은행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신용대출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인터넷 전문은행 신용대출은 10월 기준 8000억원이다.
제2금융권의 지난달 가계대출은 3조1000억원 증가해 전달(1조2000억원)보다 대폭 확대됐지만, 지난해 10월(6조4000억원)에 비해서는 크게 줄었다.
농·수·신협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7000억원)을 중심으로 1조5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은 2000억원, 카드·캐피털사는 8000억원 확대됐다. 보험도 보험계약대출(5000억원)을 중심으로 7000억원 증가했다.
금융위는 "연말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수 있다"며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차질없이 시행해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유도하고, 금융회사의 자체적인 가계대출 관리계획 이행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