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오리온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투트랙 전략이 빛을 발한 덕분일까. 오리온의 회복세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주가도 9만7000원대로 뛰어오르는 등 긍정적인 흐름이 포착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오리온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하는 등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오리온이 꺼내든 카드는 '구조조정'이었다.

중국 법인장을 이규홍 부사장으로 교체하고 중국 법인 인력 1만3000여명 중 20% 가까이를 감원했다. 또 판촉비를 통제하고 물류비를 절감하는 등 비용 효율화 작업도 진행했다. 그 결과 오리온 중국 법인의 매출액은 빠르게 회복됐다. 전문가들은 감소 폭이 전년의 8~10%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회복 발판을 마련한 오리온은 한 발 더 나가 중국 법인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연내 곡물칩, 젤리, 파이 등 신제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꼬북칩 등 8개 신제품을 추가로 내놔 매대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한 담 회장의 또 다른 카드는 사업 확장이다. 회사의 근본인 제과에서는 빅히트를 친 '꼬북칩'과 같은 강력한 신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꼬북칩은 월 30억원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며 오리온의 효자로 거듭났다. 그 결과 지난 7~8월 오리온의 국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담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식품사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최근 농협과 제휴해 케이터링사업을 진행 중이며 내년에는 그레놀라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로빈슨파마의 건강기능식품 대행 사업도 내년 중 본격화될 전망이다.

유통업계의 이목을 끈 생수사업도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은 제주도 용암수 사업을 위해 70억원 규모의 부지 매입을 마친 상태다. 향후 이곳에 공장을 건설하고 중국 등 생수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사업 역시 순항 중이다. 베트남에서는 몬덜레즈에 이어 제과 업계 2위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지 선호도가 높은 쌀 원료 제품 등 신제품 출시도 준비 중이다.

러시아에서는 올해 초부터 정부가 지정한 판매 수수료가 기존 15%에서 5%로 축소되면서 매출액과 이익이 개선되고 있다. 고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오리온은 노보시비리스크에 초코파이 라인을 1개 추가했다. 여기에 점유율 높이기 위해 향후 트베르에 신규 공장 설립 등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탄탄한 사업 전략은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는 주가 흐름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19일 오리온 주가는 9만60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9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9거래일 연속 급등한 탓에 잠시 숨을 고른 것으로 분석된다. 오리온 주가는 지난 7월 7일 재상장된 이후 17.86% 오른 상태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사업이 2분기 저점으로 완만하지만 개선됨에 따라 하반기에는 전 지역의 실적이 향상될 것"이라며 "중국 법인의 수익성 개선과 베트남의 외형 성장 속도가 주가 상승 폭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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