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60세 이상 계좌 3만512건..전체의 약 1.6% 그쳐

“뉴스에서 계속 떠들어대긴 하던데 가입할 줄도 모르고..금리가 좋다고 한들 나같이 나이 먹은 사람들한테는 무용지물이지, 뭐.”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돌풍이 거센 상황 속에서 고령층이 소외당하고 있다. ‘핀테크’ 시대에 맞춰 노인 금융 소외 현상을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일 200만개를 돌파한 카카오뱅크의 신규 계좌는 작년 한 해 전 시중은행의 비대면계좌 개설 수(약 15만건)의 13배를 넘어섰다.
하지만 엄청난 인기에 비례해 과부하와 같은 부작용도 커지는 추이다. 출범 당시 ‘단 60초면 대출이 가능하다’며 신속함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기본적인 한도조회는 물론 대출신청 상담까지 각종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 ‘대출받는 게 로또 수준’이라는 지적까지 불거진다.
그러나 대출 도전은 언감생심, 계좌 개설 시도조차 못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60대 이상 고령층의 카카오뱅크 가입은 매우 저조한 상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이 최근 카카오뱅크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3일까지 개설된 계좌 187만6495건 가운데 60세 이상의 계좌는 3만512건으로, 전체의 약 1.6%에 불과했다.
50세 이상 60세 미만 고객의 계좌는 15만4408건으로 8.2%였다. 40대 고객 계좌는 43만6049건으로 23.2%, 30대 고객 계좌는 70만3308건으로 37.5%로 나타났다. 20대 고객 계좌는 52만8572건으로 28.2%, 20세 미만 고객 계좌는 2만3646건으로 1.3%를 차지했다.
전체 예금액은 7451억6000만원으로 집계됐으며 30대가 맡긴 돈이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 252억9000만원(3.4%) △50대 951억4000만원(12.8%) △40대 2695억5000만원(36.2%) △30대 2933억9000만원(39.4%) △20대 614억2000만원(8.2%) △20세 이하 3억7000만원(0.05%) 등의 분포를 보였다.
카카오뱅크보다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의 경우에도 고령층 이용자가 현격하게 적었다. 이달 6일까지의 집계 자료를 보면 60세 이상 가입자는 1만1592명에 그쳤다. 전체 가입자 51만167명의 2.3%에 불과하다.
타 연령층을 살펴보면 △50대 10.9% △40대 30.2% △30대 39.0% △20대 17.7% 등이었다. 예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60세 이상 4.8% △50대 16.4% △40대 38.6% △30대 33.3% △20대 6.9%였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2016년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를 살펴보더라도 인터넷 뱅킹 이용자 비율은 세대별 편차가 매우 큼을 알 수 있다. 인터넷 뱅킹 이용자는 최근 1년간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적이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20대가 79.8%, 30대가 88.1%, 40대가 73.5%인 반면, 50대는 42.5%, 60대 14%, 70세 이상은 4.3%에 불과했다.
카카오뱅크의 흥행 돌풍은 시중 은행들의 온라인·모바일 금융 강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층 금융 소외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용진 의원은 “핀테크 등의 발달로 금융 거래 형태가 변하면서 노인을 비롯한 정보 기술 취약계층이 생겼다”면서 “이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전화상담과 같은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아가 인터넷뱅킹 교육 등을 통해 금융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