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규제 장벽 완화 기대
로보어드바이저·음성인식 AI 등 도입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금융서비스의 혁신으로 불리며 2014년 말부터 업계의 화두가 됐지만, 발전 수준은 미약하다. 높은 규제 장벽에 막혀 성장 시기를 놓친 탓이다.

지지부진했던 핀테크 산업이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핀테크를 포함한 4차 산업 육성을 강조하면서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진 탓이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핀테크산업협회가 보낸 정책 질의에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서 핀테크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에 나설 것"이라며 "송금, 결제, P2P 플랫폼서비스, 금융데이터 분석서비스 등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각종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을 모색 중"이라고 답했다. 또 "현행 사전예방 중심 규제가 핀테크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점들이 결국 소비자 보호에도 미흡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핀테크 산업의 도약을 기대하며 금융 환경 변화에 맞춘 신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 지원이 성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NH농협은행은 2015년 개소한 NH핀테크 혁신센터를 통해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멘토링기업인 '챗링크'가 신용보증기금의 '퍼스트펭귄' 기업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퍼스트펭귄은 창업 3년 이내 기업 중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최대 30억원 규모의 사전 여신 한도를 부여하고 3년간 보증을 지원하는 창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또 NH농협은행은 금융API 기반의 'NH핀테크 오픈플랫폼 2.0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 28일에는 첫 모델로 'P2P자금관리 API'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입·출금 이체, 계좌 및 카드 거래내역 조회 등 농협의 금융API를 활용할 수 있는 금융플랫폼이다. 중간에 중개기관을 두고 은행과 연계하는 방식이 아니라 탈 중개(VANless) 기반으로 핀테크 기업과 은행이 직접 연동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도 진행한다. 비대면상담의 최접점에 있는 상담사의 업무환경을 향상이 목적이다. 범위는 △상담 통화 음성을 실시간 문자 변환 △고객 음성 내 감정정보 발췌 △상담 내용 문자파일 제공 △고객정보 및 개인정보 마스킹 △인공지능 상담도우미 △실시간 이슈분석 △상담내용  전수검사를 통한 상담품질평가 △상담사 교육도우미 △챗봇 서비스 등 9개 영역이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3월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1Q Lab' 4기를 출범했다. 여기에는 △마인즈랩(인공지능) △로보케어(지능형 로봇) △인포소닉(간편결제) △코노랩스(인공지능) △BSMIT(로보어드바이저) △사이렉스페이(해외송금) △미드레이트(P2P대출) 등 7곳의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이 참여한다.

신한은행 역시 '신한퓨처스랩'을 구축,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지난 29일에는 P2P 금융 시장에서 고객의 투자자금을 보호할 수 있는 '신탁방식 P2P 대출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자산관리 플랫폼 '엠폴리오'도 지난해부터 운영 중이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포트폴리오 서비스다.

KB국민은행은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KB 스타터즈'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파워보이스, 페이콕을 KB 스타터즈에 추가, 총 24개의 핀테크 기업을 육성 중이다. 또 △KB간편결제 △IC카드 인증서저장 △KB태블릿브랜치 △KB든든간편인증 △무방문입출금통장 △지문인증서비스 등도 내놨다.

우리은행도 지난 3월 금융권 최초로 음성인식 인공지능(AI)뱅킹 소리(SORi)를 내놨다. 고객의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의미를 파악해 금융거래를 실행하는 서비스다. 우리은행은 음성인식 기술력을 지닌 '네이버 클로버 플랫폼'과 제휴해 AI 뱅킹을 발전시킬 예정이다. 소리는 계좌이체, 조회, 환전, 공과금 납부, 상품추천, 맞춤공지, 금융스케줄 알림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불어 핀테크 스타트업 창업지원센터 '위비핀테크랩'을 통해 금융·IT 교육, 특허·법률 상담 및 컨설팅, IT시스템, 국내외 투자자 연계 등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핀테크 산업 육성에 우호적인 만큼 업계의 장벽인 규제 완화에 나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주요 시중은행은 이미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어 정부 정책과 맞물리면 폭발적인 성장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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