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 올 3분기말 기준 누적 매출채권 25조8천억..해외건설이 발목

최근 대형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잇달아 하향조정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건설업에 대한 내년도 사업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면서, 주요 건설사들의 추가 신용등급 하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9일 GS건설의 장기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단기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각각 한 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하락 배경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라빅2, 쿠웨이트 와라 등 중동지역 프로젝트의 추가 손실이 있었다. GS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전력부문을 포함해 플랜트부문에서 총 38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앞서 16일에는 포스코건설이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중·장기 신용등급 A+와 A2+는 유지했지만 하락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무엇보다 그룹이 아닌, 건설 자체의 문제로 ‘부정적’이 됐다는데 심각성이 크다. 그동안은 포스코그룹 때문에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면, 이번에는 자체 해외 프로젝트의 부진과 시행사 채무 부담을 조건으로 한 송도사옥 매각이 문제가 됐다.

나이스신평은 또 지난달 대우건설을 등급하향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지난 3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시인의 의견거절 표명으로 인한 신뢰성 저하, 영업실적 불확실성 증가, 대외신인도 하락 등이 고려됐다.

불과 한 달여 사이 대형건설사 3곳의 신용등급이 하락했거나 검토대상에 올라갔지만 업계에선 끝이 아닌 이제 시작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위험요인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다.

당장 주요 건설사들의 매출채권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가 집계한 국내 대형건설사 9곳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누적 매출채권은 총 25조7800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이 6조1633억원으로 가장 많고, △GS건설 4조858억원 △대우건설 3조476억원 △대림산업 2조9957억원 △포스코건설 2억2823억원 △삼성엔지니어링 2조2239억원 △한화건설 1조8174억원 △롯데건설 1조6483억원 △SK건설 1조4157억원 순이다.

매출채권은 미청구공사대금과 공사미수금을 더한 개념이다. 기간 안에 받을 경우 정상매출로 처리되지만 이자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면서 관리비용만 소요되는 데다, 경기가 어려울 땐 떼일 염려가 커져 신용위험도가 높아진다.

통상적으로 연간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 비중이 25~30%를 넘으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보는데, 9개 주요 건설사의 올해 평균 누적 예상 매출액(연 환산 매출액) 대비 3분기 기준 매출채권 비중은 35%에 달한다.

특히 한화건설은 이 비율이 66%에 이른다. 연간 매출의 절반 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GS건설(38.7%), 롯데건설(38%), 포스코건설(34.7%), 현대건설(34%), 삼성엔지니어링(33%), 대림산업(31%) 등도 30%를 초과한다.

산업전망도 좋지 않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2017년 산업전망 리포트를 통해 건설업의 사업환경을 ‘비우호적’으로 전망했다.

선영귀 한기평 평가전문위원은 “공공부문 수주저하, 주택경기 둔화, 해외부문의 침체 영향으로 내년 건설산업의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며 “특히 해외건설을 영위하고 업체들의 내년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건설 시황 부진 지속 가능성 등은 영업수익성과 재무안정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보수적인 회계처리 요구에 따른 추가손실 가능성, 해외 주요 지연 사업의 준공시기, 신규 수주물량의 채산성 확보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이스신평 역시 산업위험에 대해 ‘매우 불리한(매우 높은) 수준’으로, 산업위험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홍세진 나이스신평 책임연구원은 “공공부문 발주감소 가능성,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주택부문의 수급여건 저하, 양적완화 기조에 따른 선진국 건설사와의 가격경쟁력 제고와 신흥국 건설사와의 기술격차 축소 등이 부정적 요인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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