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조원 돌파…2개월 연속 상승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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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카드론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대상에 포함되기 직전 막판 대출 수요가 몰리며 카드론 잔액이 두 달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불황형 대출로 분류되는 카드론을 중심으로 고신용자까지 대출 문을 두드리는 양상이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NH농협카드)의 5월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65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월 말(42조5005억원) 대비 1566억원 증가한 수치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 2월 42조988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3월 분기 말 부실채권 상각 등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4월부터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론은 담보 없이 신용카드를 활용해 단기 자금을 대출받는 상품으로 주로 중저신용자나 소득이 불안정한 차주가 이용하는 '불황형 대출'로 분류된다. 그러나 최근엔 DSR 규제를 앞두고 고신용자까지 대출 수요에 나서는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에 따르면 고신용자의 카드론 한도 조회 건수는 5월 4주 차(19~25일) 기준 전주 대비 30.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카드론은 DSR 규제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다음달부터는 모든 가계대출에 1.5%의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는 DSR 3단계 규제가 도입된다. 이때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도 포함되면서 앞으로는 기존 대출과 합산해 전체 대출 한도가 정해지게 된다. 이에 따라 규제 시행 전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단기적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은 리스크 관리 강화를 이유로 대출 확대보다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전월 대비 카드론 잔액이 다소 늘긴 했지만 경기 불안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증가세"라며 "다른 업권에 비해서는 완만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카드사들의 대출 관리가 적절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DSR 3단계 규제로 인한 막판 수요 몰림 현상에 대해서는 업계 내에서도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DSR 규제 시행 직전 막판 대출 수요 증가를 확인하려면 6월 실적을 봐야 하는데 아직 관련 데이터가 나오지 않아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올해 초 각 카드사에 카드론 증가율을 연간 3~5% 이내로 관리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한편 카드론 외 단기대출 지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5월 말 기준 대환대출 잔액은 1조4762억원으로 전달보다 227억원 증가했다. 이는 카드론을 갚지 못한 차주가 같은 카드사로부터 추가 대출을 받는 경우를 의미해 취약 차주의 부담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6조8493억원으로 전월 대비 195억원 감소했고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4410억원으로 945억원 줄었다.

7월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 카드론을 포함한 비은행권 신용대출의 공급 여력은 제약될 가능성이 높다. 고신용자 중심의 '한도 절벽' 우려가 현실화되며 차주의 자금 운용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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