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환율 등 불리한 환경 지속…자동차·음식료 관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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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연일 바닥을 뚫고 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속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추락을 가속하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세도 공포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동안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방어에 집중하면서 버텨야 할 때라고 진단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54.57포인트(2.45%) 하락한 2169.2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200선을 밑돈 것은 2020년 7월20일(2198.2) 이후 2년 2개월만이다. 장중에는 2151.6까지 밀리면서 연저점을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전날과 지난 20일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지만 강보합 수준이다. 코스피는 하락세가 본격화한 지난 14일 이후 불과 보름만에 11.4%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강달러 압력이 시장을 억누르고 있는 가운데 유럽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투자심리를 강하게 위축시키고 있다.

연준은 지난주 다시 한번 기준금리를 0.75% 올렸고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연례 포럼에 참석해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무역지표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글로벌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어 경제성장을 회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일(현지시간) 2023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보다 0.6%p 내린 2.2%로 하향했다. 독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0.7%로 제시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각각 0.6%, 0.4% 성장할 것으로 봤다. 영국은 0%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재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이 없고 유럽 에너지 시장 압력이 해소된다는 것을 전제한 전망이라 실제로는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 경신 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8.4원 오른 1439.9원에 거래를 마쳤다. 4.0원 오른 1425원으로 출발해 오름세를 타면서 144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1440원을 돌파한 것은 2009년 3월16일 이후 13년 6개월만이다.

전날 잠시 주춤했던 달러 강세에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환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서고 1500원대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에 불리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지금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10월 코스피 밴드 하단을 2100으로 제시했다. 앞서 대신증권은 이번 하락추세의 지지선을 2050선으로 내다봤고 유진투자증권은 기업이익이 줄면서 최악의 경우 1920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고환율 등 부정적 매크로 환경과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으로 코스피가 연저점을 경신했다"며 "투자자에게 불편한 환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단기 대응에 힘쓰면서 최대한 버티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증시 반등과 주가 회복이 충분히 가능하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기다려야 할때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투자에 불리한 환경이라 이익 추정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며 "자동차, 음식료, 운송 등에 대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보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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