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일으킨 '부채 쓰나미'가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국제금융협회(IIF)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올해(1~9월) 늘어난 부채가 15조달러에 이른다. 이로써 전체 부채는 272조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연말에는 277조달러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320%에서 올해 365%로 높아지게 된다.

IIF는 부채 쓰나미가 세계 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늘린 부채는 언젠가 줄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경제가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흥국이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떠안고 있다. GDP 대비 부채비율이 250%로 올 들어 26%포인트나 높아졌다. 

신흥국의 경우 취약한 경제 탓에 세수 기반이 함께 무너지면서 빚을 갚기 더 어려워졌다.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신흥국 부채는 7조달러에 이르고, 이 가운데 15%가 달러로 빌린 돈이다. 환율 변동성에도 취약하다는 얘기다. 달러 약세 기조가 뒤집히면 달러빚 상환 부담이 커진다.

늘어난 부채만큼이나 올 들어 부채 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진 만큼 개발도상국 가운데는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한 나라가 이미 여럿이다. 이번주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가 된 잠비아까지 디폴트나 채무조정 처지가 된 나라가 6곳이나 된다. 주요 20개국(G20)이 올해 46개 빈곤국을 상대로 약 50억달러 규모의 채무상환을 미뤄주기로 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추가 지원도 검토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루이스 오가네스 JP모건 신흥시장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신흥국들이 인플레이션 또는 디플레이션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찍어대면 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있고, 턱없이 부채만 계속 늘리면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도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은 모두 경제에 치명적이다.

오가네스는 "과도한 부채는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좀비은행과 좀비기업을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팬데믹 사태 속에 글로벌 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건 경기불안에 자금 수요가 커진 가운데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완화 공세로 빚을 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과거 추세를 보면 글로벌 부채가 최근 얼마나 급격히 늘었는지는 알 수 있다. 2012~2016년에 늘어난 부채는 6조달러에 불과했지만, 2016년부터 지난 9월 말까지는 52조달러 증가했다. 주목할 건 2012년 이후 팬데믹 사태가 불거지기까지 세계 경제 성장률이 사실상 제자리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경제 성장 없이 부채만 늘었다는 얘기다.

엠레 티프틱 IIF 지속가능성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전 세계 GDP가 늘어난 부채만큼 쪼그라든 셈이라고 지적했다.

선진국의 부채 비율은 9월 말 현재 432%로 올 들어 50%포인트 넘게 높아졌다.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의 부채는 지난해 71조달러에서 올해 80조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