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업체 화웨이 로고 [사진=화웨이]
중국 전자업체 화웨이 로고 [사진=화웨이]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17일 중국 전자업체 화웨이를 추가 제재했다. 화웨이에 반도체 등 부품을 공급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락을 받으라는 내용이다. 사실상 화웨이에 납품하지 말라는 압박이다. 아직 고성능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을 만들지 못하는 화웨이에는 청천벽력 같은 얘기다. 특히, 최신 스마트폰 제조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쟁자인 애플이나 삼성전자에는 강력한 경쟁자의 추격을 뿌리칠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이 중단되는 시기는 이달 15일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계도 이때부터 화웨이에 메모리반도체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핵심 부품이 메모리반도체 공급이 끊기면 화웨이는 스마트폰 제조를 할 수 없게 된다. 재고마저 떨어지는 내년부터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어야 할 위험도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가 오는 15일 이전 부품 주문을 최대한 늘리고 있지만, 다른 부품 조달에 같은 어려움이 있다고 보면, 메모리반도체 재고 축적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2억4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17%로 애플을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는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세계 1위에 올랐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14억 인구의 자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매우 증가했다. 내수 시장 점유율이 45%로 압도적 위치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 출하 비중이 69%로 의존도가 높은 것이 약점이다. 여기에 부품 조달까지 막히면 스마트폰 판매량은 순식간에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메모리반도체 업계에도 악재다. 하지만 화웨이 제재가 메모리반도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전망이다. 화웨이 스마트폰 수요를 상쇄하는 다른 스마트폰 업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내에서는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이 중국 이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 조 연구원은 "화웨이를 제외한 주요 스마트폰 업체 모두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특히, 애플과 삼성은 모두 올해 스마트폰 출하 계획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에이치, LG이노텍, 파트론, 엠씨넥스 등 애플과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 공급체인에 속한 기업을 유망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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